외국컴업체들, 한국 투자 "멈칫"

그동안 국내 PC시장 진출을 모색해온 미국 컴퓨터업체들이 국내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역신장하고 하반기 들어 수요침체가 더욱 두드러질 조짐을 보이자 투자진출과 사업강화 계획을 보류하고 관망자세를 보이고 있다.

HP, 컴팩컴퓨터, IBM 등 해외 유명 PC업체들은 한국시장 개방화 추세에 맞춰 PC시장 신규진출 또는 사업강화를 다각도로 모색해왔으나 올들어 국내 PC시장 규모가 40% 가까이 줄어든데다 하반기에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자 대대적인 한국시장 공략계획을 뒤로 미루고 당분간 시장추이를 지켜보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 HP는 올하반기부터 대당 1천달러 미만의 데스크톱PC를 주력제품으로 삼아 국내 홈PC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아래 내부적으로 국내 유통망까지 선정했으나 최근에 이를 전면 유보했다.

이 회사는 당분간 한국HP를 통해 서버 단말기 개념의 기업용 PC 등에 대한 영업을 계속하면서 국내 가정용PC시장 추이와 IMF 위기극복 상황을 지켜본 후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가정용PC 시장을 겨냥한 본격적인 투자진출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컴팩컴퓨터는 대대적인 국내 PC시장 진출을 위해 현대전자와 추진했던 합작협력 추진이 무산된 후 올들어 삼보컴퓨터, 대우통신, 삼성전자 등 국내에 유통망을 갖고 있는 업체들과 접촉하면서 협력진출을 타진해왔으나 요즘 들어 주춤한 상태다.

이는 한국컴팩컴퓨터와 한국디지탈의 합병이라는 내부적인 현안이 눈앞에 놓여있는 탓도 있지만 국내 PC시장이 곤두박질침으로써 대규모 투자진출 시기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IBM은 이미 LG전자와 손잡고 합작법인(LG IBM)을 설립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LG전자의 PC영업부문까지 LG IBM으로 흡수하는 등 국내 PC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조직체계를 갖췄으나 실제로는 PC시장 수요가 당분간 살아나기 힘들다고 보고 윈도NT 서버사업쪽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밖에 델컴퓨터도 한국현지법인인 한국델컴퓨터를 통해 국내 PC시장을 공략하기보다는 당분간 서버영업에 주력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