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에 대한 무상 AS기간 단축여부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산업자원부는 경기활성화를 위한 기업애로 해소 차원에서 가전제품 무상AS 기간을 현행 2년에서 1년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가전3사는 가전제품 무상AS 기간이 1년 줄어들면 업체별로 연간 5백억∼6백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하고 있다. 이들 3사는 IMF로 인한 판매부진이 심화되면서 자금 사정이 크게 악화되자 비용 축소를 시급한 과제로 보고 각 부문에서 이를 추진하면서 그동안 가전 서비스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업체간에는 이미 무상AS 기간 단축에 대한 논의를 끝내놓고 있어 이번 산자부 발표도 업계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가전업계가 원하는 무상AS 기간 단축은 그리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에서 소비자정책심의회 안건으로 상정해 가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심의 자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재경부관계자는 『심의위원회 상정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무상AS 기간이 2년으로 늘어난 것은 지난 94년 6월이다. 업계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각사가 다투어 무상AS 기간을 늘렸다. 정부에서는 이를 반영해 96년 4월 소비자 피해보상 규정으로 발표했다.
재경부가 무상AS 기간 축소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처럼 기간을 연장한 주체가 업계였기 때문이다.
재경부는 무상AS 기간 축소로 인한 부담이 가뜩이나 가계살림이 어려워진 다수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간단축을 추진하면 소비자단체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불가피하고 재경부에 화살이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스스로 만들어놓은 것을 되돌리는 데 굳이 재경부가 십자가를 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무상AS 기간 축소가 크게 업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깔려 있다.
재경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할 경우 무상AS 기간 단축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자금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구조조정 차원에서 서비스 부문을 분리했거나 분리를 추진하고 있는 가전업계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가전사들은 한순간의 판단착오로 4년 가까이 자금 압박을 받아왔기 때문에 충분한 대가를 치렀다고 밝히고 있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