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생각> 전략적 제휴의 필요성

 회사 경영자들 대부분은 「제한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놓고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이 기술과 시장상황이 급변할 때에는 「가용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회사의 흥망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아웃소싱과 전략적 제휴에 대한 논의가 최근 국내에서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세계 정보통신 업계의 산업구조는 지난 20여년 동안 급격한 변화를 거듭했다. 변화란 한마디로 말해 수직적 통합에서 수평적 분업으로 요약된다.

 그 대표적인 예로 컴퓨터를 살펴보자. 컴퓨터 도입 초기에는 몇몇 거대 기업들이 컴퓨터 시스템은 물론 이를 구성하고 있는 중앙연산처리장치(CPU), 운용체계(OS), 응용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독자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수직 계열화를 이루었고 이들 회사는 예외없이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사례에 속하는 대표적인 회사가 바로 IBM과 디지털 이퀴프먼트(DEC)다.

 그후 불과 10여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을 보면 기존 거대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던 컴퓨터 산업의 구조는 수평구조로 탈바꿈했다. 즉, 컴퓨터 시스템을 공급하는 회사는 컴팩·델 등이지만 CPU는 인텔과 AMD가, OS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응용 소프트웨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기타 중소업체들이 각자 자기 전문분야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또 이러한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IBM은 상당한 홍역을 치렀고 심지어 DEC의 경우 새로운 강자에게 흡수되기에 이르렀다.

 이 사례에서 우리는 변화의 속도가 빠른 산업에서 경쟁력의 핵심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즉, 산업구조 변화과정에서 성공한 기업은 모두 자신들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 자원을 집중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회사들이 전략적 제휴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제휴관계의 성공적인 모델은 현재 세계적인 기업들의 사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루슨트와 시스코 등의 장비업체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전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이들 회사도 자신이 직접 모든 기술을 다 개발하는 것은 아니다.

 첨단기술 대부분은 주변의 작은 벤처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흡수하거나 공급받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시시각각 변하는 기술을 자신이 모두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현재 자신이 확보하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 살려 더욱 강한 기업군단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실제로 한 해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해 기술의 원천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가 최근 소위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었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는 유리시스템사나 자일랜사 등도 자신의 기술적 강점을 주축으로 주변의 보완적 기업들과의 상호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성공한 본받을 만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국내 실정은 아직 세계적인 추세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대기업들이 자신의 경영권 안에서 모든 사업을 영위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렇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믿는 경향마저 있다. 자신의 강점을 더욱 강화하고 상대의 가치도 인정하면서 상호 협력하는 전략적 제휴에 대한 올바른 인식전환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는 대목이다.

<하정률 미디어링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