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정보통신기기에 중점 사용되고 있는 2차전지는 리튬이온·니켈수소·니켈카드뮴전지라 할 수 있다. 이중 니켈카드뮴과 니켈수소전지는 리튬이온전지에 밀려 이제 사라질 운명을 맞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현재 2차전지의 주력 기종 역할을 하고 있는 리튬이온전지도 최근 부각되고 있는 리튬이온폴리머전지(일명 리튬폴리머전지)에 자리를 조만간 내줄 것이라는 성급한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2차전지의 개발 속도가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고 있어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2차전지에 대한 세계 전지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리튬이온 2차전지에서 패배를 본 일부 일본업체들은 재기를 위해 차세대 리튬이온 2차전지라는 신천지를 개척하기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최근에는 벤처형 미국업체들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국내에서도 대기업과 연구기관이 새로운 2차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세대 리튬이온 2차전지를 둘러싼 개발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까닭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노트북PC나 휴대폰·디지털 캠코더·디지털 카메라와 같은 휴대기기의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전체 휴대기기 무게에서 큰 비율을 차지하는 전지에 대한 소비자의 소형 경량화 요구가 높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미래에 휘발유 자동차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하려는 자동차업체들의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차세대 자동차의 상용화 여부는 현재 시판되고 있는 전기자동차의 경우 전지 무게가 전체 차량 무게의 3분의1에 달해 이를 얼마나 축소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차세대 리튬이온 2차전지로 거론되고 있는 전지 중 리튬이온폴리머 2차전지와 연료전지가 가장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리튬이온폴리머 2차전지는 이온전도가 우수한 고체 전해질을 사용,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지의 단점인 누액 가능성과 폭발 위험성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에너지 밀도도 ㎏당 1백50Wh로 리튬이온 2차전지보다 20% 가량 높고 1천회 이상 재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등 수명도 기존 2차전지에 비해 2배 이상 길다. 또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고 있어 다양한 형태의 전지 설계가 가능하다.
리튬이온폴리머 2차전지에 관한 연구는 미국의 벨연구소를 비롯해 울트라라이프·베일런스·굴드 몰텍 등 벤처기업들에 의해 시작됐으며 이 전지가 가장 먼저 실용화된 기기는 일본 미쓰비시전기가 울트라라이프의 폴리머전지를 탑재해 올초 선보인 노트북PC다. 미쓰비시는 노트북PC의 전원으로 리튬이온폴리머 2차전지를 사용함으로써 1.8㎝의 초박형 제품을 만들었다.
일본에서도 히타치막셀이 지난해 4월 신용카드 크기에 두께 0.5㎜의 초박형 폴리머전지를 샘플출하했고 유아사세이에프도 최근 개발한 두께 1.2㎜급 박형 전지를 노트북PC나 PDA용으로 양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양산공장을 건설중인 한일베일런스를 비롯해 한국전기연구소·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의 연구기관 및 삼성전관 등 대기업들이 리튬이온폴리머 2차전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전지도 차세대 리튬이온 2차전지의 후보로 들 수 있다. 연료전지는 전지라기보다 발전기에 가깝다. 공기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는 이산화탄소 등을 전혀 배출하지 않고 2차전지처럼 충전할 필요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발전효율이 현행 내연기관의 2∼3배에 상당하는 40∼60%에 달한다. 이같은 특징에 착안, 자동차업체를 중심으로 한 벤처기업들이 연료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료전지의 개발은 현재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출력이 수십W 정도인 소형·박형 연료전지가 있다. 이는 주로 휴대기기용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미국의 에너지 릴레이티드 디바이시스사와 맨해튼 사이언티픽사의 공동그룹과 H파워, 일본의 마쓰시타전기산업 등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통이 정부 지원아래 7년간의 연구 끝에 전기자동차용 대용량 리튬이온전지를 개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현대자동차·성우에너지·한국타이어 등도 연구실 수준에서 개발하고 있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