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게임방> 쟁점과 전망

 지난해 게임방을 둘러싸고 많은 혼란이 일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PC와 인터넷을 사용한 게임서비스업에 대한 확실한 법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80년대 말 제정된 「공중위생법」상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기술발전 추이를 따라가지 못해 게임방 업주들은 「PC대여업」 「비디오물 대여업」 등으로 사업자 신고를 해야 했다.

 이러한 지적이 반영돼 지난 1월 6일 국회를 통과한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에 게임방에 대한 법적근거가 마련됐다. 즉, 게임시설과 게임기구를 갖추고 게임물을 이용해 대중오락을 제공하는 일체의 영업행위를 「게임제공업」(2조다항)이라고 정의하고 필요한 경우 「대통령령으로 업종을 세분화할 수 있다」고 명문화했다. 앞으로 게임방의 개설·설비·운영 등 일체의 법규는 오는 5월 초까지 마련될 이 법률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따라 규정될 예정이다. 이 시행령과 시행규칙 상에 게임방의 특수성, 즉 게임방의 하드웨어적인 특성뿐만 아니라 문화·교육적인 측면이 어떻게 평가되느냐가 앞으로 게임방과 관련산업 향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방 입지와 관련된 문제

 게임방과 관련해 가장 현실적인 문제의 하나는 역시 입지문제다. 게임방을 개설하려면 새로 제정된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이외에도 학교보건법, 학원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상의 조건에 충족돼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방 업주들은 청소년·대학생들의 유동이 많은 학교나 학원 인근을 여전히 좋은 자리로 인식하고 있으나 현행 학교보건법은 학교(유치원·대학교 제외) 경계선에서부터 50m 이내를 「절대정화구역」으로 설정해 컴퓨터 게임장을 포함한 교육상 유해시설로 판단되는 업소 개설을 금하고 있으며 2백m 이내는 「상대정화구역」으로 지정해 관할 교육청의 판단에 따라 각종 업소 개설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또한 「학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사설학원으로부터 수평거리 20m 이내에, 수직거리 6m 이내에 교육상 유해한 업소 개설을 제한하고 있다. 특히 절대정화구역에서의 게임관련 업소 허용에 대해서는 학부모와 보수적인 시민단체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이미 절대구역 내에서 영업중인 게임방 업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소년문제

 게임방이 사회적인 이슈가 된 것은 심야영업을 함으로써 청소년 탈선공간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과 유해한 영상물을 공공연하게 시청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청소년 상대의 심야영업은 컴퓨터 게임장(전자오락실) 영업시간이 통상 10시로 제한되고 있는 사실과 견주어 불공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게임방업계는 심야에는 청소년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한 「업계자율실천사항」을 공표하고 여론 악화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 당국 역시 최근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 대한 심야영업 규제가 풀리고 있는 것과 발맞춰 게임방 역시 청소년 출입은 10시로 하되 대학생 이상 성인의 심야출입은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상물 대여와 관련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검찰과 경찰은 현행 청소년 보호법과 음반과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연소자 관람불가」 등급의 게임을 청소년에게 대여하는 업소를 단속하고 있으나 게임방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이 연소자 관람불가 등급인 「스타크래프트」인 점을 감안할 때 업계와 단속기관, 게임물 심의기관 사이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및 대여권 문제

 지난해부터 소프트웨어 업계는 게임방들이 게임 CD는 물론 「윈도」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임의로 복제하거나 불법복제품을 구매해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에 대한 관계당국의 조치를 호소했다. 불법복제품을 사용한 게임방에는 이미 검·경찰의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 게임방협회 차원에서는 일선 게임방들이 정품만을 사용하도록 촉구하고 있으나 구속력은 한정돼 있다.

 이와 별도로 PC게임 대여에 따른 문제는 저작권자와 관련단체가 개입한 가운데 대책이 모색되고 있다.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제16조2항)은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영리를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대여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방이 수천개로 늘어나면서 정품 수요 또한 만만치 않게 되자 저작권자들은 실리를 선택, 게임방의 「대여권」을 인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소프트웨어 산하 「소프트웨어 재산권보호위원회(SPC)」는 저작권자의 사전허가를 전제로 PC 1대마다 1개의 정품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게임방의 대여권을 묵인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여권 인정에 따른 반대급부, 복수 PC에 설치 허용, 정품 손상에 대비한 복제 등에 대해서는 관계 당사자간 입장이 상충되고 있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