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전수출 비상 걸렸다

 국산 가전제품의 수출유망지역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유럽에 대한 가전수출이 올들어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이 지역으로의 수출확대에 주력해 온 국내 가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지역의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이에 따른 유로화의 약세로 가전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 가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필립스·일렉트로룩스 등 현지 업체들이 수요확산을 위해 가정용 영상기기를 중심으로 소비자가격을 5∼10% 정도 인하한 것으로 알려져 국산 가전제품의 가격경쟁력 악화로 인해 수출확대는 물론 채산성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올 1·4분기 유럽연합(EU)지역으로 수출된 국산 컬러TV는 약 3300만달러 어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4.8%가 줄었고 전자레인지도 약 2400만달러로 16.3%가 줄어들었다. 특히 TV는 6∼8월 가전수요 성수기를 앞두고 남동유럽과 스페인·이탈리아·독일 등의 주문량이 늘지 않아 국내 가전업체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 1∼4월 매달 6만여대의 TV를 유럽에 수출했으나 5월들어 5만여대로 줄어들었으며 삼성전자도 매월 11만∼12만대에 달했던 유럽지역 TV수출량이 4월부터 10만대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유럽지역 TV 수출목표인 100만대와 120만대도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VCR의 경우 최근 유럽지역의 소비자가격이 10∼15% 정도 인하되면서 국산제품의 가격인하를 압박, 수출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2헤드 보급형 VCR를 중심으로 가격인하를 대폭 실시해 독일의 경우 329도이치마르크(DM)에서 299DM으로, 프랑스는 220달러에서 162달러로, 영국은 119파운드에서 99파운드로 각각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가격대응을 하고 있다.

 LG전자도 올초 프랑스에서 VCR가격을 162달러까지 인하하는 등 유럽에서 VCR가격을 전반적으로 인하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시장이 불투명한 경제전망과 유로화의 약세로 당분간 국산 가전제품의 수출감소는 물론 채산성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며 『유럽시장에 대한 새로운 수출전략을 조속히 수립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