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컴팩, "이머신즈사 특허 침해" 제소 배경.의미

 미국 컴팩컴퓨터사가 삼보컴퓨터의 미국 현지 판매법인인 이머신즈사를 특허권 침해혐의로 제소함에 따라 그 결과와 배경을 놓고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컴팩컴퓨터는 26일(현지시각) 휴스턴 남부지방법원에 『이머신즈사의 PC(모델명 e타워)는 자사가 확보하고 있는 특허 13개 분야를 침해했다』는 내용의 소장을 제출하고 『특허권을 침해한 이머신즈사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머신즈사와 투자사인 삼보컴퓨터는 『신흥 PC업체에 대한 견제의 의도가 짙다』는 논리를 펴는 동시에 변호사 선임에 나서는 등 이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국내외 PC업계는 이번 제소건의 결과가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에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특허권 제소가 미국 PC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컴팩컴퓨터와 미국 PC시장에서 3위를 달릴 만큼 급부상한 대표적인 신흥 PC업체간의 문제로, 그 결과에 따라서는 향후 발생할 여타 PC관련 특허권 침해문제에 대한 가늠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국내 PC업계는 이번 특허제소 결과가 지난 94년 컴팩컴퓨터와 패커드벨사의 특허제소건에서 나타난 「적정 특허료 지불」이라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두 회사는 법정공방에 따른 막대한 비용소모보다는 적정수준에서의 「특허 사용료 지불」이라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컴팩컴퓨터는 지난 94년 당시 신흥 PC제조업체로 급부상한 패커드벨사를 특허침해 혐의로 제소한 이후 패커드벨사와 법정공방을 벌였다. 컴팩컴퓨터는 2년간의 치열한 공방끝에 결국 패커드벨사와 「5년간의 특허사용료를 지불한다」고 합의하고 특허제소건을 마무리했다.

 이머신즈사와 투자사인 삼보컴퓨터·KDS는 이번 컴팩컴퓨터의 제소에 대해 『컴팩컴퓨터의 특허권 제소에 따라 변호사 선임 등을 통해 적극 방어에 나설 계획』이라며 『이와 별도로 컴팩컴퓨터와 특허권 사용에 따른 비용지불에 관한 협상을 벌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국내 PC업계는 이번 제소건의 향배와 아울러 컴팩컴퓨터의 제소배경에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컴팩컴퓨터는 이에 대해 앨런 호델 대변인을 통해 『컴팩은 그동안 특허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했다』며 『이들 특허에 대한 기술이 결실을 맺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특허권 제소에 대한 컴팩컴퓨터의 입장을 표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PC업계 일각에서는 『이머신즈사가 컴팩컴퓨터와 PC관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업체면서 미국 소매시장에서 컴팩컴퓨터 시장기반을 잠식할 만큼 급성장함에 따라 이를 견제하기 위해 취한 조치』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기술동향 조사기관의 내던 브룩윅은 이와 관련, 『컴팩컴퓨터의 이번 조치는 급속도로 성장한 이머신즈사에 대한 견제용의 성격이 짙다』며 『최근 내부사정이 매우 복잡한 컴팩컴퓨터가 미국 PC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선택을 한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삼보컴퓨터도 『최근 컴팩컴퓨터의 소장 내용을 보면 이머신즈사에서 판매하고 있지 않은 노트북 관련 특허권이 포함되어 있다』며 『이는 특허권에 대한 권리주장보다는 이를 통한 사업견제에 초점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국내 PC제조업체 한 관계자 역시 『세계 제1의 PC업체인 컴팩컴퓨터가 이머신즈를 제소한 것은 이머신즈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향후 국내 PC제조업체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경우 이같은 사례를 거울삼아 적절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