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21>
하얼빈에서 만토집단의 류 총재가 왔다. 류 총재를 수행해서 부총재를 비롯한 만토집단의 산하 기업체 총경리(사장)들이 여러 명 왔는데 그들은 나의 회사를 둘러보고 수자원공사로 가서 사장을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춘천을 들러서 댐 관리 체제를 살펴볼 계획이었다. 그리고 상공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 각료들을 만나고, 청와대를 방문하여 대통령을 접견할 계획을 세웠다.
내가 류 총재 일행을 맞이하는 주역을 맡았다. 유림 회장이 도왔으나 만토집단의 류 총재가 온 것은 오로지 나 때문이었기에 손님맞이 주역은 내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이 한국에 머무는 사흘간의 일정에 따라 나의 모든 스케줄을 맞추었다.
공항에 내린 류 총재 일행은 모두 일곱명이었는데 나는 회사 간부들과 함께 차량을 동원해서 공항으로 나가 그들을 맞이했다. 이제 막 직항로가 개설된 하얼빈과 서울간의 항공기를 타고 그들이 내린 것은 11시 30분경이었다. 1시경에 맞춰서 한식집에 예약을 해두고 먼저 회사로 데리고 와서 소개했다. 사옥의 현관에는 만토집단의 간부 일행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걸게 했고 회사 직원 일부가 현관에 나와 양쪽에 도열해 서서 들어서는 그들에게 인사했다. 회사 현관 안으로 들어서면 고객 접견장이 나오는데 그곳의 벽에는 회사 개요와 제품을 소개하는 그래프와 사진이 걸려 있었다. 나는 그 사진들을 가리키면서 제품을 소개했고 조선족 통역이 중국말로 전했다.
『우리가 개발한 주된 상품 PCMS의 적용 분야는 다양합니다. 작게는 단순한 단위공정의 감시 제어에서 크게는 대규모 통합 시스템까지 완벽한 감시와 제어를 수행합니다.』 그래픽 사진이 있는 그림을 가리키면서 나는 말을 이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공장 자동화 시스템, 원격 제어 시스템, 소각 설비 시스템, 상하수도 관리 시스템, 생산관제 시스템, 폐수처리 시스템, 전기 제어 시스템, 그리고 류 총재와 내가 하려고 하는 사업에 해당하는 실시간 물관리 시스템입니다. 달리 말해서 산업 전 분야에 응용되고 있습니다.』
제품을 소개한 후 나는 일행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가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장실과 같은 4층에 있는 연구실에 들러서 연구원들이 일하는 것을 잠깐 둘러보게 한 다음 그들을 사장실로 안내했다. 사장실에는 응접 세트 없이 십여명이 앉을 수 있는 사각의 탁자가 있었다. 그들이 자리에 앉자 박 비서가 한국산 녹차를 가져왔다. 차를 마시면서 류 총재가 회사를 둘러본 감상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