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위원장-방북단 대화 요지

방북 언론사 대표단은 귀국에 앞서 12일 정오부터 약 3시간반동안 평양 목란관에서 김 위원장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겸 노동당 과학교육 비서, 김양건 국제부장, 강능수 문화상, 차승수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의 당·정·언론계 고위인사 30여명이 참석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방북 언론사사장단 사이에 오간 주요 대화요지.

<영화>

▲방북단 = 「춘향전」 「비천무」 등 네가지 영화를 가지고 왔습니다.

▲김 위원장 =비천무가 뭡니까. 중국에서 촬영한 것인가요. 내 영화 본 소감을 광케이블을 통해서 1주일내에 보내겠습니다. 난 정치가가 되지 않았으면 영화애호가나 평론가, 제작자가 됐을 것입니다.

▲방북단 =남한은 만화영화와 컴퓨터 온라인게임은 국제적 수준입니다. 남북한이 공동으로 중국에 진출하면 돈을 많이 벌 수가 있습니다.

▲김 위원장 =북남이 함께 영화나 제작물을 만들면 남쪽이 50(%)을 갖고 북측이 50을 가지니 돈이 다 우리땅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우리가 다른 나라와 만들어야 합니까.

<방송>

▲김 위원장 =난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기 3주전부터 남측 TV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엔 흑백이었습니다. 남측 텔레비전은 NTSC방식인데 우린 PAL방식을 씁니다. 색깔이 좀 떨어집니다. 남측 방송의 보도속도는 일본 NHK보다 빠릅니다.

<직항로·공업단지>

▲방북단 =평양을 올 때 북경을 거쳐왔는데 곧바로 올 수 있도록 할 수 없겠습니까.

▲김 위원장 =직항로문제는 정부는 문제가 없고 군부가 문제입니다. 남북 모두 휘발유를 사서 쓰는데 무엇 때문에 돌아서 다닙니까.

▲김 위원장 =현대에 공업단지를 해주보다 개성에 만들면 어떻겠냐고 했습니다. 공업단지가 생기면 사람들이 몰리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