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업계, 서비스유료화 고심

올 초 정식서비스를 선보인 이래 줄곧 수익성 악화에 허덕여 온 인터넷전화업계가 서비스 유료화전략 마련 등 신규 비즈니스모델 창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화사업자들은 전용선 이용료, 해외사업자와의 접속료 등이 고정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료서비스의 양적 팽창은 사업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분석하고 너나없이 비상구 찾기에 나선 상태다.

새롬기술·웹투폰·텔레프리·무한넷코리아 등 국내 10여개 인터넷전화사업자들은 이미 시장경쟁의 제1원칙으로 굳어져버린 무료서비스 전략이 이용자 유치, 이미지 확산에는 성공적인 기여를 했지만 역으로 수익기반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됐다는 판단을 굳히고 있다.

△배경=전체 무료인터넷전화 이용자가 400만명을 넘어서고 통화분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여기서 발생하는 통신비용을 메울만한 수익이 지극히 제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데서 첫번째 원인을 꼽을 수 있다. 닷컴산업 전반이 수익성 악화로 힘겨워하는 것과 똑같은 맥락이다.

애초부터 이용자들에게 무료전화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게 자리잡혀 좀처럼 유료서비스 활용공간이 나오지 않는 것도 이들 사업자를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아울러 효율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보다는 센세이셔널한 서비스 아이디어만을 앞세운 것도 이 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부른 한 원인이 됐다.

△추진방향=지난 4월 새롬기술은 별정통신업체 프리즘커뮤니케이션스와 인터넷전화서비스와 관련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인터넷상의 무료전화서비스를 기업통신시장까지 확대하면서 일부 유료화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결합모델은 최근 별정통신 1위업체인 SK텔링크와 인터넷전화 후발업체인 웹투폰과의 제휴까지 이어지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료서비스에만 집착해서는 안되겠다는 위기의식의 반영일 수도 있고 유료전화사업자인 별정통신업체와 손을 잡음으로써 이용자들에게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서비스유료화에 연착륙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다.

또 포스트PC시대에 각 가정의 통신수단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웹폰사업자들과도 제휴전략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지역커뮤니티내의 웹폰 상에서 무료전화서비스를 제공하되 전자상거래 등과 연관된 유료서비스 생성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동영상광고 도입, 비즈니스모델 수출, 인터넷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공급 등 돈이 되는 방향으로의 사업진행을 하나같이 서두르고 있다.

△과제=향후 음성이 데이터의 일부로 통신망에 실리게 되고 비용은 무료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통신서비스의 미래비전도 인터넷전화사업자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그다지 큰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하다.

당장 온라인 회원만으로는 전화 이외의 뚜렷한 서비스를 벌일 수 없는 인터넷전화업체로서는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 특히 이익을 남기는 사업을 위해 특단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다다랐다.

음성·비디오메일, 온라인 채팅을 비롯한 통합메시징서비스(UMS)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 제공하고 이용자의 조건에 맞춘 효율적인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음성커뮤니케이션포털로의 변화기반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또한 기간·별정통신사업자와의 협력사업 모델을 발굴, 실제 서비스에 적용함으로써 원가측면의 보전은 물론 향후 부가서비스 개발, 통신품질 향상 등을 도모해야 한다.

특히 사업자간 무분별한 경쟁을 지양하고 기술개발, 서비스향상을 중심으로 발전적인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장기능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정부도 인터넷전화사업을 별정통신 2호사업으로 규정하고 있듯 관련 서비스에 대한 이용확산 및 시장활성화를 위해 보다 현실적인 방안에서의 지원대책 제시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