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관계관리(CRM) 시장의 최강자인 시벨의 한국 지사가 최근 본격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CRM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시벨의 한국 진출이 기정사실화돼 있었으나 지사 설립 지연으로 그간 국내 시장에는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시벨코리아 지사장에 내정된 장동인 사장이 시벨코리아의 사업 전략 수립을 비롯한 내부 작업을 마무리짓고 웅비를 다짐하고 있어 업계에 상당한 반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벨코리아의 파상공세가 예상됨에 따라 국내 CRM 업계는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겉으로는 CRM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색하고 있지만 내심 걱정하는 눈치다.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는 데이터웨어하우징(DW)이나 ERP같은 백엔드 시스템 없이 CRM 니치마켓만 공략하는 시벨의 특성상 전체적인 측면에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영업력면에서도 SI업체들이 시벨코리아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기보다는 다른 CRM 솔루션과 복수 체제로 가져갈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단 한국오라클은 지난달 「CRM R11i」를 출시하고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CRM R11i가 인터넷을 지원할뿐 아니라 기능을 대거 보강, 제품 기능면에서 시벨과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eCRM 분야에서 시벨코리아와 경쟁하고 있는 브로드비전코리아나 넷퍼셉션을 공급하는 데이콤ST, MPC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 브로드비전코리아 이화수 부장은 『시벨의 eCRM 솔루션이 미완 상태여서 시벨 본사에서 협력을 의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시벨코리아가 국내에서 반격을 가할 경우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국산 eCRM 솔루션 업체들도 시벨의 인지도가 높은 것은 인정하지만 시스템이 무거워 국내에서 쉽게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고 자사 영업인력을 확충해 가고 있다.
한편 인력 및 영업망 구축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시벨코리아의 현 인원은 4명. 한국NCR를 비롯한 전문 CRM 업체에서 인력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진 시벨코리아는 금융권과 통신, 하이테크 분야를 집중 공략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영업권도 기존의 SKC&C뿐 아니라 5개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LGEDS시스템을 비롯, 삼성SDS 등 대부분의 대형 SI업체들이 시벨코리아에 구애 전략을 펴고 있어 영업망 확보는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밖에 본사 차원에서 빅5 컨설팅 전문회사 및 IBM과 제휴를 맺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그대로 적용, 시벨코리아의 입지를 넓히는데 중요한 지원 세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면서 고객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고객 접점을 단일화해 통합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시벨코리아의 진입은 국내 CRM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