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산업 성장 빨간 불

『국내 네트워크 산업이 정점을 지났나.』

초고속인터넷 붐과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 등 통신사업자를 비롯한 대형 구매처의 수요 폭발로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큰 폭의 성장세를 거듭해왔던 국내 네트워크 산업에 브레이크가 걸릴 조짐이 곳곳에 나타나면서 네트워크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금융권 및 기업 대상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해외 네트워크 장비업체의 한 지사장은 『협력업체들이 지난달 매출이 전월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며 『앞으로 경제여건이 호전되기 만을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네트워크통합 및 장비제조업체인 케이디씨정보통신의 인철환 전무는 『인터넷 이용자 수나 도메인 증가율이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고 게임방 라우터 공급이 지난달 처음으로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빨간불이 켜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위축이 단기적으로 끝날 것인지 장기화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네트워크장비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한 것은 2·4분기부터다. 시장 조사기관인 IDC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중 성장률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보면 160%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지만 지난 1·4분기에 비해서는 8% 소폭성장에 그쳤다.

이는 마이크로ISP로 대변되는 사이버아파트 업체들의 잇단 사업철수와 부도, 그리고 드림라인·데이콤 등 후발 초고속통신사업자들의 사업 축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자금난에 따라 인터넷 기업을 비롯한 기업체에서 예정됐던 투자를 미루거나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국내 대표적인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들도 한국통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상반기에 예산을 소진, 하반기 투자가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보통 상반기 3, 하반기 7의 비율로 이뤄졌던 국내 네트워크 시장규모도 5 대 5 정도로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네트워크 업체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는 부분은 통신 사업자의 내년 예산 규모. 데이타크레프트코리아의 김영훈 사장은 『아직 통신사업자들이 예산책정작업을 진행중이어서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시장상황을 봐서는 투자동결이나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자리수 성장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의 조기창 전무는 『인터넷 인구가 1600만명을 돌파했지만 허수가 많고 초고속 인터넷 이용인구가 300만명에 그치는 등 내년에도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며 『내년에도 초고속인터넷을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