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의 64비트 컴퓨팅 전략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이는 서버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선전돼 온 이 회사의 첫 64비트 칩 「아이태니엄」의 출시가 당초 약속보다 2년이나 지연된 데 따른 것.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앞으로 아이태니엄이 출시되더라도 이미 효용가치를 상실, 시장에 정착하지 못하고 조기 퇴출될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컴퓨터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90% 정도를 독점하고 있는 인텔은 당초 아이태니엄을 2년전 출시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의 출시는 계속 지연됐으며 현재 시험판(파일럿 버전)만 공개된 상태다. 본격적인 양산은 시험판의 성능 테스트를 거친 이후인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
아이태니엄의 출시가 이처럼 늦어지자 성능 개선에 목말라온 일부 기업 사용자들은 내년에 1세대 아이태니엄이 나오더라도 성능이 기대치에 못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소식통들은 기대치가 이미 떨어진데다 고성능의 차세대 32비트 칩인 「포스터」가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어서 이 또한 아이태니엄의 단명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펜티엄4의 서버용 칩인 「포스터」는 기존 펜티엄Ⅲ의 서버용 칩인 「제온」을 대체하는 강력한 칩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에서 아이태니엄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시험용 프로젝트에서만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라인리 그룹의 수석분석가 그웨냅은 『아이태니엄이 특별한 성능 향상을 보여 주고 있지 못하다』며 이에 따라 『「원하는 만큼의 성능을 보여주지 못하는 플랫폼에 왜 투자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수요자들이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인텔의 64비트 컴퓨팅 시대를 이끌 양산 칩은 아이태니엄이 아니라 「매킨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킨리」는 아이태니엄의 후속 칩으로 2002년께에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인텔이 2002년에 64비트 프로세서를 내놓기 시작한다고 해도경쟁업체인 컴팩·IBM·선 등은 이미 벌써 64비트 프로세서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 여기에 인텔의 고민이 있다.
한편 인텔은 아이태니엄 칩에 대해 『초기 성능 테스트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히면서도 벤치마킹 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25곳의 주요 PC업체들이 아이태니엄 시스템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히타치·NEC·유니시스 등이 각각 8웨이·16웨이·32웨이 프로세서의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