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지상중계

◆전자신문사가 주관하는 「미래를생각하는모임(회장 차재원)」이 지난 26일 「초고속 데이터 통신기술과 사업전망」이라는 주제로 10월 토론회를 가졌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급증하는 초고속 데이터통신망 및 이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방송과 콘텐츠의 융합 등에 대해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주제 발표자로는 최두환 네오웨이브 사장, 최문기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송민정 한국통신 미디어사업팀 선임연구원이 나서 「VoDSL·VDSL·ADSL·케이블모뎀의 기술동향」 「VoIP를 수용하는 초고속 데이터 백본 네트워크 동향」 「초고속 인터넷사업 분석 및 제언」 등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벌어진 자유토론시간에서 참석자들은 초고속 데이터 네트워크 기술 및 시장환경과 앞으로의 발전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주제발표와 토론내용을 정리했다. 편집자◆

◇서진구(코인텍 사장):국내 초고속망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지만 품질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품질을 결정짓는 요소는 가입자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액세스(접속)망·백본망으로 볼 수 있는데, 보다 안정적이고 빠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회선의 품질향상에 대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가.

◇최문기(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교수):국내 회선사업자들이 제공하는 백본망 품질은 미국보다는 못하지만 유럽과 비슷한 수준은 된다. 초고속망의 품질향상을 위해서는 품질의 수준을 결장할 수 있는 기준마련이 우선돼야 한다. 이를 통해 품질좋은 서비스가 제공되면 이제까지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인터넷은 공짜」라는 인식도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구조는 해외망과 연결할 경우 평균 15개의 라우터를 거쳐야 할 정도로 복잡한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이처럼 많은 관문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데이터 송수신시 지연현상이 발생하고 품질에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이같은 통신환경을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품질개선을 위한 기준마련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서진구 사장:광전송망은 기존 하이브리드 광네트워크에서 올파이버네트워크

로 진화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이에 대한 세계적인 동향은 어따한지.

◇최문기 교수:일본은 비즈니스를 위한 데이터망의 경우 올파이버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쪽으로 방향이 기울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가격경쟁력은 떨어지는 형편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신생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이며 기술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올파이버네트워크는 네트워크 자체로만 봤을 때 기술적인 신뢰성면에서는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오창호 교수(한신대학 경영학과 교수):국내에서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ADSL은 월정액제로 비교적 저렴하게 서비스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높은 투자비를 들여서 망을 구축하고 이용자들이 빠르고 품질좋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므로 일반 서비스보다 비싸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서비스업체간 가격경쟁으로 저렴하게 제공된다. 이때 ADSL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지 궁금하다. 현재의 가격체계에서 문제점은 없는가.

◇최두환(네오웨이브 사장):한국통신이나 하나로통신은 ADSL사업을 위해 막대

한 비용을 들였다. ADSL 장비업체도 지난해까지 수익을 못냈는데 올 하반기부터 숨통이 트이는 추세다. 초고속망 서비스산업을 논의할 때 정부의 정책과 시장논리의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우선 국내 인터넷산업 발전 측면에서 정보화에 앞서가기 위해 기술개발에 대해서는 독려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새로운 기술개발과 수용에 대해 상당히 적극적이다. 그러나 첨단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를 빠르게 확산시켜 가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때 서비스 품질에 대해서는 보장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품질향상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업자의 수익이 확보돼야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저가 서비스 경쟁체제에서는 수익성 확보는 요원한 실정이다.

현재 서비스 보급을 위한 장비가격은 계속해서 하락, 가입자 확대는 가능하지만 이들 가입자를 만족시킬 만한 충실한 콘텐츠는 많지 않다. 이는 콘텐츠사업자들이 품질좋은 콘텐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송민정(한국통신 선임연구원):초고속망 서비스가 경쟁체제로 접어들면서 품질로서 승부하기보다는 가격을 낮춤으로써 가입자를 확대하는 쪽으로 시장환경이 조성됐다. 사업자들은 가격보다는 서비스의 QoS에 더욱 힘을 쏟음과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콘텐츠사업자들을 이끌어가는 데 주력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오창호 교수:한국통신의 민영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수익성이 먼저 담보돼야 한다고 본다. 유럽의 경우는 ISDN만으로도 충분한 데이터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국내의 경우에는 너무 새로운 서비스에만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최두환 사장:이같은 문제는 물론 사업자가 풀어야 하는데, 한편으로는 가격을 낮춰서라도 가입자를 늘려 시장을 확대해 보자는 움직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석환(CCC벤처컨설팅 사장):국내에서 첨단기술을 이용한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해외 시장으로 진출, 손실 부분을 보전하는 방법도 있다고 본다.

◇최문기 교수:현재까지 우리나라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은 우선 국내 시장을 먼저 공략한 다음 시장확대 차원에서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같은 관행으로 볼 때 해외수출을 먼저 추진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오창호 교수:국내 시장환경에서 제도적인 제한문제 때문에 통신사업자들이 직접적인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장병수(한국통신 IMT2000추진본부 종합기획팀장):내수시장 공략 후 여력이 있으면 해외로 진출하는 전략은 오래전에 추구하던 것이다. 현재 독일의 경우 ISDN 서비스에서 4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고속망으로 진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통신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ADSL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난해 초부터 경쟁사들이 등장하면서 시장상황이 변했다. 전체적인 시장환경에 따라 기업의 전략도 변하게 된다.

인터넷이 활성화된 가장 큰 이유는 PC통신에서와 달리 각종 정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하지만 무료정보 때문에 인터넷기업의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양질의 콘텐츠 개발이 어려운 것은 물론 이와 관련해서 초고속망의 QoS도 보장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일본의 아이모드가 성공한 요인은 광고수익이 아닌 정보제공 대행 수수료를 통한 것이었다. 하지만 국내의 인터넷산업은 광고수입에 의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ADSL의 경우도 현재 이용료가 상당히 저렴하지만 전체적인 시장환경을 생각할 때는 인상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요인으로 요금인상은 쉽게 언급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처럼 ADSL 서비스로 인해 수익구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음성데이터까지 포함하는 VDSL에 대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ADSL 서비스가 등장한 지 채 2년이 못된 시점이다. 우리나라 통신산업은 라이프사이클이 너무 짧은 것이 사실이다. VDSL이 등장하면 ADSL은 모두 걷어내야 하는 것이다.

◇정태명(성균관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우리나라는 진보된 기술을 도입할 때 정부든 기업이든 「최초」라는 부분에 너무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우리 현실에 맞는지 여부를 꼼꼼히 따지고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도입하더라도 해외에서 외면할 경우 우리나라는 결국 테스트베드로 전락하게 된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흐름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은 물론 실질적으로 해외수출 통로도 확보하지 못하고 결국 해외 장비업체에만 좋은 일 시키는 현상이 발생하고 만다. 이같은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는 한번쯤 재고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진구 사장:ADSL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의 현재 상황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전화사업자의 수익구조는 시내전화가 아닌 국제·시외전화가 주된 수익 원천이다. 그런데 최근 무료 인터넷 전화가 등장하면서 국제전화사업자들의 목을 죄어오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보면 이용자들에게 이로울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살펴보면 기간통신사업자들의 원천적인 수익을 보장하지 못하므로 서비스를 위한 투자환경 조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때문에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면서 어느 정도의 요금을 지불하는 등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문화적인 성숙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최두환 사장:실제로 국내에서 ADSL 서비스의 성공원인은 저렴한 가격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해외에서는 ADSL이 좋은 서비스이기 때문에 요금을 추가로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국내에서는 전화선을 이용한 모뎀 사용자가 ADSL 사용자보다 더욱 많은 통신비용을 지불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같은 현상은 경쟁사와의 관계, 정부의 유도 등으로 통신사업자가 적정가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부터는 품질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정책을 펴는 것이 장기적으로 사업자나 이용자에게 이로울 것이다.

◇하재구(컨텐츠코리아 사업본부장):통신사업자들 역시 가격경쟁보다는 서비스 품질이나 내용을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어필해야 할 때다 무조건적인 신기술 도입보다는 조금 늦더라도 효용성을 따져서 전략을 마련하는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다.

◇최두환 사장:현대는 자유경쟁체제다. 또 이제까지 통신산업은 음성통화를 주요 수익원으로 했지만 앞으로는 음성통화는 무료로 제공되고 데이터 통신 이용료가 주 수입이 될 것이라는 보고서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차재원(제이스텍 사장):자유경쟁체제에서 어떤 형태로든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품질은 좋고 가격은 저렴한」 서비스는 이상적이지만 현실을 고려할 때는 난센스한 부분이 있다. 그런데 하나로통신이 서비스 가격정책을 저렴하게 가져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수십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경쟁사 한국통신의 시장지배력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낙명(이화여대 정보전산원 원장):모든 사회적 현상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기술변화 과정에서 수익을 놓치고 있지만 시각을 달리해 보면 해외 시장에서 우리나라에 눈을 돌리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함광선(미래넷 사장):기업이 스스로의 손익관계를 맞춰 나가는 체제에서는 선두주자만이 살아남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중장기 비전을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세부적인 전략을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

<정리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