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도서의 할인판매를 제한하는 도서정가제의 도입을 둘러싸고 빚어진 온오프라인 출판업체간의 마찰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지난달 중순 인터넷 서점업계의 특성을 인정해 정가의 10% 이내에서 마일리지 형태의 할인을 인정하겠다는 협상안을 내놓았으며 교보문고·영풍문고 등 대형 서점과 예스24·와우북 등 선발 인터넷 서점 업체들이 이를 받아들여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후발 인터넷 서점들이 들고 일어났다.
북스포유·알라딘·인터파크·크리센스 등 10개 인터넷 서점들은 2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출판인회의가 인터넷서점에 10% 이내 마일리지를 적용토록 강요하는 것은 부당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인터넷 서점에 책을 공급하는 출판사의 책을 진열대에 전시하지 않기로 한 대형서점들의 결정은 부당거래로서 실정법 위반의 소지를 안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인터넷서점들이 법정 투쟁까지 불사하겠다며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이해 당사자간의 충분한 협의도 없이 출판인회의가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온오프라인 출판업체 간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출판인회의와 대형서점들이 강력한 실력행사에 나선 것은 양측의 협상여지를 없애버린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 인터넷 서점 측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인터넷서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단법인인 한국출판인회의가 관련출
판사 및 서점업계 등과 공동으로 도서공급을 방해하는 것은 명백한 담합행위』라며 『특히 최근 공문을 통해 모든 서적에 대한 할인 판매율을 10%로 제한한 것은 그동안의 협상 내용을 모두 무시한 일방적인 조치』라고 반발했다.
이에 따라 10개 인터넷서점들은 시민단체와 연계해 한국출판인회의와 대형서점들의 담합 및 불공정거래 행위를 알리는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를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인터넷 서점측의 손을 들어 줄 것으로 보여 향후 사태의 추이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실련의 관계자는 『도서정가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앞으로 검토해봐야 하겠지만 도서공급방해나 대형 서점의 불매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금주안에 공정위에 고발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도서정가제는 할인판매 문제를 넘어서 출판 유통구조 개선과 연계돼 있는 만큼 정부·출판계·인터넷서점업계·시민단체 등이 함께 참여해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