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패키지 게임시장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A코리아(대표 아이린 추어)·마이크로소프트(대표 고현진)·어비스(대표 이동철) 등이 최근 출시한 대작 게임들의 초도 판매량이 당초 목표의 절반에도 못미쳤으며 출시 이후 보름이 지난 현재까지도 판매량이 제자리 수준에 머무는 등 판매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한 패키지 게임을 판매하는 소매점들의 매출이 매달 하강곡선을 그려 지난 10월에는 올 들어 가장 저조, 7월대비 4분의 1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시장은 통상적으로 11월 중순께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해 12월과 1월의 호황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침체 기미는 시장 상황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경기침체와 소비위축에 따른 여파가 게임시장에도 밀어닥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잇단 대작 게임의 참패 = 10월 중순부터 말 사이에 EA코리아·마이크로소프트·어비스 등은 겨울 시즌을 타깃으로 한 각사의 주력작품을 출시했지만 대부분 당초 목표의 반타작도 못했다. EA코리아의 경우 총 50만장을 목표로 한 「레드얼럿2」가 현재까지 10만장 정도 시장에 깔렸지만 실제로 일반소비자와 PC방들이 구매한 수량은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 EA코리아가 30만장 판매를 장담하고 있는 「피파2001」도 4만장 정도 판매되는 데 그치고 있다. 어비스의 「발더스게이트2」 역시 1만장을 넘지 못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메탈기어 솔리드」 「크림슨스카이」 등도 총판 등을 통해 시장에 깔린 물량이 겨우 1만장을 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관계자는 『10월 중순부터 기미를 보이다가 11월 들어 시장이 침체돼 현재는 7월 여름에 비해 절반 정도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게임 소매점 매출도 급감 = 일반소비자들이 게임을 실제로 구매하는 소매점이 활기를 잃고 있다. 위자드소프트(대표 심경주)가 롯데 마그넷에 운영중인 5개 게임매장의 월별 매출을 조사해본 결과에 따르면 7월 1억5423만원(5개 매장 매출합계)였던 것이 8월 1억3961억원으로 전월대비 9.5% 감소했다. 9월 매출은 1억2744억원으로 전월대비 8.7% 줄었고 10월은 1억1284억원으로 역시 전월대비 12% 감소했다. 결국 7월 이후 매달 게임 소매점의 매출이 줄었으며 10월의 매출은 7월의 73%에 그쳤다.
◇좀더 두고 봐야 한다 = 일반소비자들의 게임구매가 크게 줄기는 했지만 시장 전체의 침체로 결론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원래 가을시즌과 수능으로 이어지는 10월 중순에서 11월 중순에는 게임의 구매량이 줄어든다는 것. 게다가 디아블로2와 같은 대작들은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디아블로2의 배급사인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에 따르면 틴버전이 출시된 7월 22만900장이 팔렸으며 이어 8월 6만2000장, 9월 7만장, 10월 7만5000장 등으로 8월 이후 10월까지 디아블로2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었다.
한빛소프트의 관계자는 『최근 들어 게임 소매시장이 위축될 기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별 작품별로 편차가 큰 만큼 전반적인 침체로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달 말 판타그램(대표 이상윤)이 출시할 「킹덤언더파이어」의 판매량이 시장 침체여부를 판단하는 시금석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판타그램이 시장상황을 고려해 킹덤언더파이어의 초도 물량을 10만장으로 줄여 잡았는데도 실제 판매량이 목표치에 훨씬 미치지 못할 경우 게임시장의 침체론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