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서관에 인터넷 검열SW 설치 강행-인권단체 강력 반발

미국의 모든 초중등학교와 공공 도서관에 음란 및 폭력 등의 웹사이트 연결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SW)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최근 미 의회를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될 것이 확실시되자 시민운동연합(ACLU)을 비롯한 인권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20일 MSNBC방송(http://www.msnbc.com)에 따르면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되던 인터넷 유해 웹사이트 접속금지를 둘러싼 논쟁이 미 의회가 지난주 내년 연방예산안(일반 세출)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청소년 인터넷 보호법(children’s internet protection act)」까지 일사천리로 의결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의회의 기습적인 법안통과에 대해 미국의 각종 인권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ACLU 대변인 크리스 한센 변호사는 크게 두 가지를 반대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인터넷은 자유를 먹고사는 사회적 공기와 같은 것』이라며 『이에 대한 통제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SW의 성능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ACLU는 최근 유해 사이트 검색SW 전문업체인 서프컨트롤의 최신 제품 사이버패트롤, 서프워치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청소년 유해 사이트를 실제로 검색해본 결과 유럽연합(UN) 산하 인권기구인 국제사면위원회를 비롯해 텍사스 주 하원의장을 맡고 있는 딕 아미 의원 웹사이트도 각각 유해(?) 사이트로 분류되는 등 그 성능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센 변호사는 『이러한 상황에서 청소년 유해 웹사이트를 가려내 청소년의 방문을 엄격하게 통제하겠다는 발상은 한마디로 「난센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어니스트 이스툭 의원(공화당)은 이 법안을 발의한 이유를 『정부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초중등학교와 공공 도서관에서 청소년이 음란 및 폭력 등의 웹사이트를 찾는 것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SW의 불안정성 등 이 법안을 시행하는 데 일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