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상용서비스 2003년으로 연기

국내 IMT2000 상용서비스 시점이 오는 2003년 하반기로 당초 계획보다 1년여 늦춰질 전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T2000 서비스사업자들은 최근 내부적으로 상용서비스 시점을 2003년 하반기로 연기한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국내 장비제조업체 제품 개발 상황, 경제 여건을 고려해 IMT2000 상용서비스 연기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은 그간 장비제조업체를 중심으로 논의되던 국산 장비제조업체의 경쟁력 확보 시점과 일치하는 것으로 IMT2000 상용서비스가 이르면 2003년 6월, 늦을 경우 2003년 10월께나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IMT2000 서비스사업자로 선정된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그간 정부·출연연·국내 장비제조업체 등과 연쇄 접촉을 갖고 국내 장비제조업체의 여건을 감안해 서비스 연기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기존 2세대망에서도 IS95C서비스·HDR 등을 이용할 경우 전송속도 개선이 이뤄져 IMT2000과 유사한 무선인터넷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어려운 경제여건상 3조∼4조원 가량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서비스 시기를 늦춰 기존 2세대망에서 투자비 회수 및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도 충분히 고려됐다.

이미 사업자에 선정된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의 외자유치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서비스 시점 연기론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통신 신임 이상철 사장이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IMT2000 서비스 시기에 대한 신중론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입장 변화를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통신은 그간 2002년 5월에 전국 1000여개 기지국을 개설, 조기 상용서비스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도 최근 정부기관과의 접촉을 통해 경쟁사가 조기 상용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서비스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자들은 정통부와 구체적인 협의를 통해 상용서비스 연기 방침에 대한 후속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통부가 이미 정책심의회에서 사업자가 요청해올 경우 협의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사업자 의견이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정통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비제조업체 등과 접촉을 갖고 비동기 IMT2000 상용서비스 연기론을 폭넓게 수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심의회 위원들도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을 위해 상용서비스를 국산 장비 개발 시점에 맞춰 연기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피력해왔다.

사업자들이 서비스 연기 방침을 표명하고 나섬에 따라 정통부는 국내 정보통신산업 발전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일부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정통부로서는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더라도 사업자 자율적으로 서비스 시기를 조절하게 돼 세계무역기구(WTO)와의 마찰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상용서비스 연기에 따른 문제점도 몇 가지 파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자들의 서비스 연기가 확정되더라도 오는 2002년 5월 이내 상용제품 출시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LG의 입장,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의 1조3000억원에 이르는 출연금 납부 시점에 대한 문제도 해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