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모니터가 세계 각국에서 성가를 높이고 있다. 이제 국산 모니터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는 거의 없다. 그럼 이런 수출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물론 기술 및 마케팅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이다.
주요 모니터업체는 80년대 중반 이후 현재까지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전략을 구사하면서 현지화 작업의 하나로 해외 생산 및 판매법인 설립에 경영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모니터에 대형화와 고부가가치화가 가속화함에 따라 그동안 국내에서 운영하던 소형 제품 생산라인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
여기에다 미주 중심으로 이뤄지던 수출시장을 유럽·아시아·태평양 등 새로운 지역으로 확산하고 이에 맞춰 해외 법인을 크게 늘리고 있다.
해외 현지법인의 설립 및 영업 강화는 국내에서 직접 수출하는 것에 비해 인건비·물류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지화한 영업을 전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국내 주요 모니터업체의 해외 생산법인은 주로 인도·태국·중국 등 동남아시아와 브라질 등 남미에 집중돼 있다. 이는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생산단가가 낮은 데다 관련 부품산업이 잘 발달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럼 업체별 글로벌 생산체제를 한번 살펴보자.
세계 1위 업체인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난 69년부터 국내 모니터 생산에 착수한지 25년 만인 94년 영국에 생산법인을 설립, 처음으로 해외 모니터 생산에 착수했다.
이어 95년 말레이시아와 브라질에 단독법인을, 96년 멕시코에 단독법인과 중국에 합작법인을 각각 설립했다.
이 가운데 멕시코 법인은 97년부터 제품 생산에 나섰으며, 중국 법인과 브라질
법인은 IMF한파 이후인 98년에야 현지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들 해외 법인의 생산 능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금도 인도에 대규모 모니터 생산 공장을 신설키로 하고 구체적인 실무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이에 따라 국내 및 해외 총생산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98년 1100만대에 불과하던 생산 능력이 99년 1350만대, 지난해 2000만대에 이어 올해 2230만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88년 멕시코에 150만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현지법인인 「LGEMX」를 설립한 LG전자(대표 구자홍)는 95년부터 해외 생산시설 확충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95년 인도네시아에 연간 100만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춘 데 이어 96년 브라질과 영국에 각각 100만대, 12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매머드급 공장을 완공했다. 또 97년에는 중국에도 300만대 시설의 법인을 설립했다.
LG전자는 특히 멕시코와 브라질의 대규모 생산시설을 바탕으로 지난 98년과 99년에 브라질에서 2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대우전자(대표 장기형)는 지난 98년 중국 웨이하이(威海)에 함양편전사와 50대 50의 지분으로 합작설립한 생산법인인 DEWECO를 운영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이 법인을 통해 생산하는 연간 70만대 규모의 모니터를 현지 시장은 물론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전자로부터 분사해 독립한 현대이미지퀘스트(대표 김홍기)는 중국에 연간 120만대 규모의 생산법인 설립을 완료했으며, 미국·유럽에도 별도의 생산시설을 갗추기로 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한솔전자(대표 전대진)가 90년 말 태국에 130만대 규모의 매머드급 공장을 설립했으며, KDS(대표 고대수)는 구미와 군산의 생산시설에서 수출에 필요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해 아직 해외 생산법인은 설립하지 않았으나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별도의 생산법인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모니터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 모니터업체들은 해외 생산법인을 통해 주로 17인치 이하의 소형 모니터와 저가보급형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는 19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와 차세대 유망품목인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모니터 등의 생산에 치중하고 있다』며 『그러나 모니터산업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될 5년 이후에는 국내 대부분의 생산시설이 해외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