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욕과 성욕은 칼날에 바른 꿀과 같다.’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경계하는 불경의 성구(聖句)이다. 인간의 욕망 가운데 가장 강렬한 것이 재물욕과 성욕이다. 마치 마약과 같은 중독성을 지니고 있어 탐닉하다간 밑도 끝도 없는 타락에 빠짐을 비유한 말이다. 향에 취해 꿀을 핥다가는 자칫 혀를 베일 수 있고 베인 혀의 아픔을 느끼는 순간 이미 때는 늦었다.
한국은 인터넷의 선진국답게 전체 인구의 반수 가량이 인터넷을 한다. 정보 선진국으로서 표면적 수치는 부끄러움이 없다. 그러나 내부를 살펴보면 그리 선진국이라 내세울 만하지 못하다. 인터넷 인프라는 발달되어 있으나 사용하는 경우가 너무 일방적이다. 인터넷의 혁명이라고 일컫는 분야가 바로 ‘인터넷 트레이딩’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트레이딩’이 인터넷 발전의 큰 몫을 차지했다는 데 부인할 수는 없다. 해마다 사용인구의 증가율이 100%를 넘어 이젠 주식투자자의 70% 이상이 인터넷 트레이딩을 한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전 못지 않게 전체 경제에 미친 부담도 간과 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트레이딩 비율은 세계 최고다. 이른바 ‘데이 트레이더’들 덕(?)이다. 단타매매를 우선하는 이들은 매일 기하학적인 금액을 사고 판다. 그 덕에 우리나라의 증시는 깊은 속병을 앓고 있다. 작은 루머 하나에 일희일비하고 시장은 춤춘다. 기업의 본질가치, 미래성장성은 한낮 루머에 밀려 뒷전이다. 증시의 체질을 약화시키는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도 표면적으로는 증시활성화의 견인차이고 주역이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인터넷 트레이딩을 탓할 수만은 없다. 문명의 이기가 가져다 준 혜택을 사람이 잘못 사용하고 있는 탓이다. 잘만 활용하면 수수료도 절감되고 빠른 거래로 시장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 실리를 안겨다 주는 이기를 작은 용도로만 사용하면 결국 작은 장사밖에 못한다.
‘이득을 크게 하려면 파이를 크게 하라. 가장 큰 장사는 사람을 생각하고 시장과 산업을 보며 움직이는 장사다.’ 동서고금의 진리다. 매일의 이득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심미안이 절실하다. 루머에 흔들리고, 또 거래가 손쉬운 인터넷을 이용해 장을 혼란시킨다면 결국 화는 자신이 입는다. 천리길을 가는 사람이 십리밖의 일을 걱정한다면 아니간만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물로만 현상을 판단하는 일부 투자자들은 베일 줄 모르는 ’칼날의 꿀’을 핥고 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