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CEO>게임업체

 ◆김양신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사장

“결혼해서 두 딸을 키우면서 사람을 이해하고 가르치는 방법을 많이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경영의 기본 철학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김양신 사장(48)은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여성 CEO다.

 김 사장은 지난 94년 청미디어를 설립해 CD롬 타이틀 제작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워바이블’ ‘레드문’ ‘조이씨티’ 등 다수의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며 중견 게임업체로 자리를 확고히 다져 나가고 있다.

 여성 CEO를 좀처럼 찾아 보기 어렵던 지난 94년부터 제이씨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해 온 김 사장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몸소 경험한 장본인이다.

 사업 초기 은행과 거래를 맺고 싶어도 남편의 동의가 없으면 거래할 수 없는 등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많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잊어가며 사업에 몰두, 현재의 제이씨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 냈다.

 김 사장은 “사업을 하며 여성 CEO라는 이유로 다소 불편을 겪기도 했으나 스스로 내 자신이 여성 CEO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CEO가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느냐가 문제지 CEO가 남성이나 여성이냐는 기업경영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온라인 게임을 처음 개발한 것은 지난 96년이다. 94년 청미디어를 설립하면서 CD롬 타이틀 제작에 나선 김 사장은 96년 정보통신부가 발주한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응용기술 개발’ 개발자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온라인 게임 사업에 착수했다. 당시는 ‘바람의 나라’ ‘울티마 온라인’ 등이 개발 되던 때로 이른바 온라인 게임의 태동기였다. ‘범생이보다는 튀는 괴짜가 낫다’는 가치관을 갖고 있는 김 사장은 온라인 게임시장의 미래를 보고 과감히 게임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맨땅에 헤딩’이라는 김 사장의 표현처럼 황무지를 새롭게 개척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김 사장은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들과 밤을 세우며 게임을 개발했지만 서로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아 1년이 지나도 이렇다 할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김 사장은 그 시절을 회상하며 “프로그래머들이 논리와 관계 깊은 좌뇌가 발달한 사람들이라면 디자이너는 감각과 관련된 우뇌가 발달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유도하는 것이 게임 개발의 관건”이라며 “경험이 부족한 당시에는 이들 사이를 제대로 연결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이런 시행착오를 통해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들이 생각하는 이상을 하나로 통합시켜 완성된 작품을 만들내는 게임업체 CEO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배울 수 있었다.

 ‘워바이블’의 개발을 통해 노하우를 체득한 김 사장은 99년 이후 ‘레드문’ ‘조이씨티’ 등을 잇따라 발표하며 게임업계에 확고히 자리잡기 시작햇다.

 또 최근에는 미국·대만·중국 등에도 게임을 수출하는 등 글로벌 경영을 위한 만반의 준비도 마친 상태다.

 김 사장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시련을 피해가는 것이 아니라 정면돌파하는 것이 제이씨의 경영 이념”이라며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투명한 경영으로 제이씨가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영 웹젠 사장

‘떠오르는 스타’

 온라인 게임업체인 웹젠(http://www.webzen.co.kr)의 이수영 사장(34)은 한마디로 최근 게임업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스타 CEO다.

 이 사장은 미모와 추진력을 갖춘 여성 CEO, 국내 최초로 3차원 게임 출시해 28배수의 투자 유치 등 각종 화제를 불러오며 일약 스타덤에 오르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5월 핵심개발자 3명과 의기투합, 웹젠을 설립했고 그로부터 1년 후 국내 게임업체로는 최초로 3차원 온라인 게임인 ‘뮤’를 발표해 화제가 됐다.

 특히 ‘뮤’는 서비스 개시 1달만에 2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는가 하면 이달들어서는 온라인 게임의 인기도를 측정할 수 있는 동시접속자 수가 2만명을 넘어서는 등 한마디로 온라인 게임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폭발적인 반응 덕분인지 이수영 사장과 ‘뮤’는 최근 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수영 사장은 “개발자들과 수없이 싸우면서 보낸 1년이 꼭 10년과 같은 느낌”이라며 “지난해 여름에는 끊임없는 회의와 논쟁에 너무나 지친 나머지 직원 전부가 보약을 해먹을 정도로 게임개발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 1년 동안 온라인 게임 ‘뮤’의 개발에 강한 집념을 보인 이수영 사장은 사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게임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이 사장은 미국 뉴욕대에서 뮤지컬을 전공한 후 뮤지컬 연출과 대학강의를 했다. 그리고 국내에 들어와서는 외국계은행인 퍼스트인터내셔널뱅크에서 수출 금융부문 업무를 맡은 바 있다. 단지 게임과의 인연이라고는 미리내소프트에서 잠시 해외마케팅을 담당했던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미리내에서 맺은 몇몇 사람들과의 인연이 소중한 계기가 돼 지난해 5월 핵심개발자 3명과 함께 웹젠을 설립하고 게임개발에 투신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게임과 거리가 그녀가 1년만에 수작으로 꼽히는 3차원 게임 ‘뮤’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핵심개발자들과의 단결력과 그녀만의 강한 추진력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이수영 사장은 미모의 여성이라는 일반적인 선입견과 달리 다소 직선적인 어투와 공격적인 사업 추진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일에 관한한 그녀는 소속원들을 하나로 뭉쳐 목표를 향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게 하는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

 이 사장은 “게임산업이 문화산업이라는 점에서 남성이 갖지 못한 섬세함과 감수성을 갖고 있는 것이 장점이 된다”며 “여성 CEO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뮤’의 오픈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수영 사장은 올해 말까지 네트워크의 안정성 등 게임의 완성도를 100%까지 끌어올려 곧 바로 상용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리고 2002년부터는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아시아권과 북미, 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한 해외 마케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 사장은 “최고의 게임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개발력과 함께 시장을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는 마케팅 능력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뮤가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박지영 컴투스 사장

“그래, 셋이면 충분해. 우리 셋이 똘똘 뭉치면 세계 최고의 IT기업을 만들 수 있어.”

 국내 선두 모바일게임업체인 컴투스(http://www.com2us.com) 박지영 사장(28)이 말하는 회사 설립의 동기다. 그녀는 대학동기 두명과 함께 용산전자상가를 한바퀴 돌아본 후 용산관광버스 터미널 앞 벤치에 앉아 이렇게 결심을 했다.

 그것이 96년 대학교 4학년 여름방학.

 박지영은 불확실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무작정 용산으로 뛰어 나왔다가 이런 결심을 갖게 됐다. 이런 자신에 대해 박지영은 당시를 회상하며 웃는다. 박 사장은 “지금 생각해보면 참 당돌했어요. 하지만 꼭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지요. 그래서 회사명도 ‘Come to Us(Com2Us)’로 했어요. 나에게 오라. 그러면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뭔가 당차 보이지 않아요”라고 특유의 미소를 띠며 말한다.

 박지영 사장은 컴투스를 키우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손을 댄 사업도 한두가지가 아녔다. 박 사장은 자신이 쉽게 성공했다는 말을 들으면 서운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처음으로 손을 덴 IP사업이 실패했고 또 PC통신 통합검색엔진 사업도 망사업자의 반대로 오픈도 못하고 좌절했어요. 이것뿐인지 아세요. 99년에는 DDR 컨트롤러를 만들었는데 개발 파트너사와의 불화로 시장에 선보이지도 못하고 사라졌어요. 정말 문을 닫아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어요”라고 과거를 회상하며 털어 놓는다.

 하지만 이런 실패가 그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몇번 실패해 많은 것을 잃어 실망이 컸지만 그만큼 값진 것을 많이 배웠어요”라고 말한다.

 박지영 사장이 모바일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창업동기인 이영일 이사의 제안에서 시작했다. 박 사장은 “어느날 이 이사가 폰닷컴사의 모바일 인터넷 프로토콜 발표를 보더니 모바일 사업에 뛰어들자고 제안했어요. 처음에는 모바일 인터넷에 대해 가능성이 있는지 의심을 했지만 게임이라는 아이템이 맘에 들어 시작하게 됐어요”라고 설명한다. 또 그녀는 “아무도 하지 않는 모바일 인터넷에 뛰어드는 것이 위험에 대한 부담이 크지만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스릴 넘치지 않아요”라며 당당하게 말한다.

 박 사장은 일찍 사업에 뛰어든 것에 대해 상당히 만족한다. 그녀는 “배경도 없고 인맥도 없고 경험도 없지만 그만큼 잃을 것도 없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었어요. 그것이 컴투스라는 기업의 특징이며 현재의 컴투스라고 할 수 있지요”라며 컴투스의 성장과정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박지영 사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외유내강’이란 사자성어가 딱 어울린다. 그리 크지 않은 외모에 언제나 미소띤 얼굴. 그런 그녀가 그렇게 당차고 저돌적인 면이 있다는 것은 정말 놀랍다.

 앞으로 컴투스는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연내 전세계 모바일 게임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200억원 이상의 수출실적을 목표로 세웠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