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피아>래디컬 이노베이션

 

 ●래디컬 이노베이션(근본적 혁신 프로젝트 - 대기업의 반격)

 렌셀러 경영대학원 근본적 혁신 프로젝트팀 지음/아침이슬 펴냄

 

 래디컬 이노베이션은 80년대에 일본 대기업이 미국시장에서 약진하는 동안 왜 미국 대기업들이 맥없이 패했는가, 그리고 어떻게 다시 재기해 90년대의 최대 호황을 누렸는지를 밝히는 과정에서 탄생한 책이다. 저자들이 IBM, GM, GE,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미국 거대기업 10개사의 12개 프로젝트를 5년 동안 실시간으로 연구한 보고서다. 그 결론은 ‘래디컬 이노베이션(근본적 혁신)’만이 살 길이라는 것이다.

 저자들이 ‘기업간의 경쟁 구도를 뒤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래디컬 이노베이션’이란 무엇인가.

 저자들은 이를 ‘완전히 새로운 성능이거나, 기존 기능을 5배 이상 개선하거나, 30%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혁신’으로 정의한다. 이것은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모델의 구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혁신이다.

 그러나 현상태에 만족하기 쉽고 단기적 성과에 치중하는 거대기업들이 근본적 혁신을 할 수 있는가.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시장에 혁신적인 기술을 소개하기보다는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더 많은 투자를 한다. 조직의 군살을 빼고 구조조정 같은 ‘점진적 혁신’을 계속하면 ‘언젠가는’ 기존 제품군만으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조직의 거대함은 때로 경쟁 우위의 원천으로 작용하지만 관료적 구조는 근본적 혁신의 창조를 방해한다.

 저자들은 그러나 대기업이 벤처기업에 비해 창조성과 유연성은 떨어지지만 넉넉한 자원과 혁신 베테랑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혁신을 관리할 역량만 갖춘다면 장기간 추진되는 근본적 혁신을 성공시키기에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근본적 혁신은 다음 7가지 난제를 해결하면서 성취된다고 주장한다. 7가지 난제는 △방향성이 모호한 초기 단계에서 근본적 아이디어 포착 △프로젝트 관리를 위한 새로운 모델 구축 △신규 시장에 대한 학습 △비즈니스 모델의 불확실성 해결 △자원과 역량의 간극 메우기 △근본적 혁신 프로젝트의 상용화 관리 △개인적 리더십의 확보 등이다.

 저자들은 점진적 혁신에 익숙한 경영진과 기존 사업부문의 암묵적인 방해를 극복하는 방법에서부터 혁신 아이디어의 시장성을 평가하는 기준, 필요자금과 조달방법, 시장학습방법, 새로운 사업부문의 분사여부, 사내벤처 설립문제에 이르기까지 혁신수행자들이 현장에서 마주치는 여러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내놓는다.

 이 책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개인의 리더십을 다룬 부분이다. ‘개인의 중요성’이란 이름으로 한 장을 할애하고 저자들은 개인의 리더십을 근본적 혁신의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꼽는다. 저자들은 경영진의 리더십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IBM의 버니 메이어슨이 내놓은 전자책(e북)이란 아이디어도 CEO인 루이스 거스너가 후원하지 않았더라면 상용화로 이어지지 못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저자들은 이런 뜻에서 경영진이 혁신아이디어로 충만한 개인들에 대한 후원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제안하는 근본적 혁신은 우리 대기업에도 피할 수 없는 과제로 다가온다. 거대 공룡 같던 재벌들이 맥없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대기업은 지금 뭔가 달라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아직까지 우리 대기업에는 구조조정과 감량경영이 가장 손쉬운 대안인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침체기간도 길어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꺼리거나 연구 개발비까지 삭감하고 있다. 기업의 생존 자체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지만 그것이 최선은 아닐 것이다. 미국의 대기업이 근본적 혁신을 통해 반격의 기회를 잡았듯 우리의 대기업도 근본적 혁신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근본적 혁신의 대표적 사례인 3M의 CEO 리비오 D 데시모네가 신제품개발과 관련해 한 말은 근본적 혁신의 실행 필요성을 위협하다시피 하는 저자들의 주장에 진지하게 귀기울이게 한다. “오늘날 신제품과 신기술이 시장을 지배하는 영광스러운 기간은 짧다. 그 기간은 더욱 짧아지고 있다.”

 <모닝365 대표이사 dwkim@woorit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