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캠퍼스]대학 인터넷 게시판 혼탁

 

 대학생들의 자유로운 의견의 장이 되어야 할 대학 홈페이지의 게시판이 혼탁해지고 있다.

 대자보 문화가 점점 퇴색해가고 있는 요즘 각 대학교의 자유게시판은 중요성이 점차 높아져 가고 있다.

 자유게시판은 수동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던 대자보를 대신해 학우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며 자유롭게 학교 정책이나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서로 토론하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또 게시판은 캠퍼스 내에서 일어나는 소식을 알려준다.

 대학교는 중고등학교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넓고, 학생수도 많다. 그래서 학생들은 캠퍼스 소식을 빠르고 신속하게 알기가 힘들지만 자유게시판은 이런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다.

 자유게시판은 캠퍼스 내 동아리의 PR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되기도 한다.

 동아리 회원모집이나, 동아리 행사에 참여해 달라는 등의 내용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자유게시판이 요즘 각종 스팸성 글이나 학교의 비리 폭로, 상업적인 광고, 음란성 게시물, 불건전한 내용, 심지어는 학우들간 인신공격의 장이 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또 그런 글들의 대다수가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것을 이용한 잘못된 정보이거나 실제보다 과장된 것들이 대부분이게 마련이다.

 그리고 남을 비방하는 글일 경우에는 예전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것과는 달리 인터넷상에서는 빠르고 무섭게 퍼져나가기 때문에 당사자들에게 치유할 수 없는 큰 상처를 주고 있다. 때문에 각 대학에서는 게시판 실명제를 도입하는 등 게시판의 본래 기능을 살리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부산 부경대의 경우 지난달부터 로그인을 통해 정식으로 접속한 사람들만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부경대의 자유게시판은 광고 및 모집광고, 인식공격으로 가득찬 예전과 달리 많이 정화되고 내용 자체도 깔끔해졌다는 평을 얻고 있다.

 글을 쓰기 전에 좀 더 생각을 하고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측면에서 실명제를 실시했는데 이같은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대학측은 말한다.

 하지만 게시판 실명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부경대 정보통신학부 한모씨는 “자유게시판의 실명제는 자유게시판의 열기를 죽여버리는 그런 일이 될 수 있다”며 “물론 욕설 등을 한 사용자는 일정기간 로그인 정지, 해당 글의 삭제 등의 행위가 있어야 하겠지만 이러한 사소한 것 때문에 정보의 비순환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에게 피해를 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 실명제에 대한 반감을 보였다.

 실명제로 인해 스스로 글에 대해 검열을 하게 됨에 따라 부당한 부분에 있어서는 진정으로 날카로운 비판을 할 수 있게 마련된 게시판이 부담으로 다가오거나 상대방의 시선을 의식, 가식적인 공간이 되어갈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부경대 게시판에는 실명제 이후 ‘스터디그룹 모집’ ‘강의내용 문의’ ‘동호회 모집’ ‘자료게시’ 등 극히 형식적인 글들만 올라오고 있어 게시판의 순기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게시판을 이용하는 대학생들의 태도라고 학생들은 말한다.

 성균관대 무역학과의 김 모 학생은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견을 올리되, 정당하고 양심있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각 대학교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은 그 대학 학생들의 수준을 상징하기 때문이다”며 “우리가 게시판에 글과 메시지를 남길 때 조금만 더 신중하고, 양심적이라면 자유게시판의 본래 취지도 살리고 좋은 글들과 토론이 오고가는 학우들의 좋은 공간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명예기자=김군성·부경대 stanara@hanmail.net 신지윤·충남대 snow-pineflowe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