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전인수인가, 토사구팽인가.’
CPU 성능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동안 인텔에 밀려 열세를 면치 못했던 AMD가 2분기 시장점유율이 20%를 넘는 등 상승무드를 타자 이에 힘입어 인텔과 본격적인 성능 전면전을 벌이겠다고 나선 것.
AMD는 인텔의 주도로 이뤄진 CPU 고속경쟁 때문에 소비자들은 마치 ㎒나 ㎓로 대변되는 클록주파수가 CPU의 평가기준인 것처럼 오인해왔으나 사실 CPU 성능은 클록당 얼마나 많은 명령어를 처리하느냐는 IPC(IPC:Instruction Per Clock) 수치에 따라 달라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AMD는 IPC 개념을 알려 소비자들의 인식을 전환하고 시장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이를 적용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각종 벤치마크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캠페인에 나설 예정이다.
AMD의 이같은 결단(?)에 대해 업계와 소비자들은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단 그동안 인텔의 그늘에 가려 각종 벤치마크테스트에서 인텔보다 좋은 점수를 받고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늘상 수동적인 자세만 취해왔던 AMD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에서 소비자의 편에 서겠다는 것이 반갑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경쟁사인 인텔은 AMD의 주장이 ‘아전인수’라고 반박하고 있다. 자신들은 클록주파수가 CPU 성능을 모두 대변한다고 주장한 적이 없으며 AMD의 IPC 역시 클록주파수와 마찬가지로 CPU 성능을 모두 대변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또 응용프로그램에 따라 각기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벤치마크테스트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다고 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AMD의 이번 시도가 자칫 불발탄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사이릭스가 ‘PR 레이트’라는 성능 평가기준을 주창하다가 소비자들의 후원을 얻지 못해 ‘토사구팽’당한 것처럼 AMD도 여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리수에 따른 폐해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AMD의 이번 주장 이면에는 인텔과의 고속경쟁에서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어 당위성이 약하다는 비판이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품질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하지만 성능이나 품질에 대한 판단은 결국 소비자가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산업자원부·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