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우의 무지(無智) 무득(無得)]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이강우 동국대 컴퓨터AI학부 교수
이강우 동국대 컴퓨터AI학부 교수

또 한 해가 지나고 새해가 시작되었다. 며칠 전까지는 1년을 돌아보았고, 지금은 새로운 1년을 위한 계획을 짜고 있을 시기이다.

“Vitam brevem esse, longam artem”은 로마의 정치가이자 철학자인 세네카(Lucius A. Seneca)가 그의 저서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De Brevitate Vitae)'에서 히포크라테스를 인용하여 사용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유명한 말이다. Art라는 단어의 의미는, 과거에는 예술이나 숙련된 (의학적) 기술(Techne)을 의미했는데, 지금은 지혜 또는 철학이라는 뜻으로 확장되어 사용된다.

그런데, 인생은 왜 짧을까? 세네카는 사람들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불평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재산이나 영토를 지키기 위해서는 필사적으로 싸우면서도 정작 가장 귀중한 자산인 '시간'은 무의미한 일에 허비하며 생존, 출세, 사교, 유흥, 혹은 타인의 뒤치다꺼리에 매몰되어 정작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는 시간은 거의 없는 상태에 처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우리가 이렇게 “바쁘게 살아가지만, 정작 나 자신을 위해서는 단 1분도 쓰지 못한다”는 것이 우리의 인생을 짧게 만든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지 못하니, 삶의 가치조차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한 채 살고 있음을 알아채는 순간이 주어지면, 우리는 비로소 '아차!'하는 마음으로 깊은 고뇌에 빠지게 된다.

최근 몇 년간 우리는 고장난 자동차와 같이 자기는 물론 남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살고 있는 인물들을 하루에도 몇 명씩 만나고 있다. 이들은 출세를 하면 할수록 더 위험해지는 사람들인데, 그들의 출세 과정을 보면 반드시 그 뒤에는 후견인이 있다. 아무도 그들 자체로는 그들을 알아볼 수 없으며, 오로지 그의 후견인이 누구인가라는 것만이 중요할 뿐, 스스로를 일으켜 세운 이는 매우 드물다.

그러니 스스로가 필멸자(必滅者)임을 알면서도 마치 불멸자(不滅者)인 양 온 몸을 다하여 세상을 흔들어 놓는다. 그들의 모든 생각, 몸짓과 말들은 그들이 전략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꼼수에서 비롯되며, 이는 궁극에는 비참한 종말로 이끈다는 것을 억지로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 Memento Mori! '당신도 언젠가 죽는다.'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의 핵심 주제는 “인생은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짧게 만들고 있다”는 것으로서, 세네카는 이렇게 말한다. “Art(지혜·철학)에 몰두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의미에서 참되게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Longam artem'은 “선대 현자들이 쌓아 올린 방대한 지혜의 체계는 영원하며, 우리는 짧은 생애 동안 그 깊이에 도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스토아 철학자로서 그는 또한, 은둔(Otium)을 강조하는데, 은둔하면서 지혜와 철학을 탐구함으로써, “이 세상을 움직이는 우주의 이성적 원리(Logos)는 무엇인가?” “사람의 삶에 있어서 무엇이 선(善, arte, 탁월함)한 것인가?” “나는 나의 삶을 어떻게 주체적으로 살 것인가?”와 같은 본질적 질문에 답을 찾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인류를 위한 보편적 가치를 창출함과 더불어 영원한 지혜를 습득하고 자신의 인생에 주어진 시간을 영속화하기 위한 방편을 찾음으로써 사소한 욕망으로부터 해방되어 꽃밭에 누워서 파란 하늘을 사랑하고 있는 행복한 자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행운이 찾아왔을 때 그것에 취하지 않고, 불운이 닥쳤을 때 굴복하지 않는 평정심(Ataraxia)을 갖게 되며,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그것을 성장의 재료로 삼게 될 것이다. 그런 우리는 비로소, Amor Fati! 2026년부터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사랑하게 된다.

이강우 동국대 컴퓨터AI학부 교수 klee@dongguk.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