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대형 통신서비스주가 그동안 난항을 겪어온 지분매각 악재가 돌출되며 고비를 맞고 있다.
통신서비스업체들이 연말이 다가오도록 국내외 업체 및 기관에 매각할 지분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자칫 매각물량이 장내로 유입되거나 매각자체가 무산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지난주 “SK그룹이 NTT도코모와의 전략적 제휴를 위해 올초 시그넘IX에 넘긴 SK글로벌과 SK(주) 소유의 SK텔레콤 지분 14.5%에 대해 국내외 기관들을 대상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EB는 발생 당시 채권이지만 향후 주식으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비슷한 성격을 갖기 때문에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SK그룹도 지난달 30일 조회요구 공시에 대해 “현재 시그넘IX가 보유중인 SK텔레콤 지분을 최종적으로 매각하기 위해 해외투자가와의 전략적제휴에 대한 협상을 계속 진행중이지만 해외증권 발행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도 EB 발행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증권은 30일 “SK그룹이 시그넘IX와 더이상 계약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연내에 협상을 종료할 것”이라며 “SK텔레콤 지분 매각분이 교환사채 등 해외증권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서용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이 SK텔레콤 매각지분으로 EB를 발행할 경우 NTT도코모와의 전략적제휴가 무산되고 매물출회 우려감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지분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SK텔레콤에 대한 투자심리가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통신도 지난주초 정부가 연말까지 해외업체와 전략적제휴 차원에서 매각할 지분(15%) 중 10%에 대해 미국계 증권사 및 투자펀드와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시적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그동안 정부지분 매각에 따른 잠재적 매물부담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해외업체와 전략적 제휴가 아닌 외국계 금융기관에 직접 매각하는 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이 많다. 반영원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정부지분이 외국계 금융기관으로 유입되면 일시적으로 물량부담을 해소할 수 있겠지만 언제든지 다시 물량이 출회할 수 있기 때문에 수급불안은 여전할 것”이라며 “오히려 전략적제휴 파트너를 물색하지 못한 부정적인 측면이 강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 보유중인 한국통신 주식 1억2534만5000주(40.15%) 중 1억주 정도를 국내시장에, 나머지를 한국통신의 전략적제휴 파트너에 매각할 예정이었다.
LG텔레콤도 사실상 LG텔레콤과 결별을 선언한 2대주주인 브리티시텔레콤(BT)의 지분을 인수할 해외업체를 물색하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캐나다의 통신업체인 TIW사와 협상이 결렬된 후 2∼3개 업체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민우 LG텔레콤 재무담당 상무는 “LG구조조정본부와 BT가 현재 지분매각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하나로통신은 최근 미국의 한 미디어업체와 자본투자를 포함한 전략적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로통신이 지난달 중순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해외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벌인 투자설명회(IR)에서 “이 미디어사가 하나로통신의 지분을 최대 30%까지 인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통신서비스주가 실적개선을 충분히 주가에 반영한 만큼 앞으로는 지분문제 등 수급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