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장종료 후에도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장외전자주식거래(ECN)시장이 본격 개장된다.
한국ECN증권(대표 이정범)은 14일 금감위에서 ECN 설립 본허가를 받는 대로 오는 27일 ECN시장을 개장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13일 28개 증권사와 모의시장을 개설하고 매매시스템의 정상 작동여부에 대한 시뮬레이션에 들어갔다.
또 28개 회원사 외에 최근 현대투자신탁증권과 대한투자신탁증권, 한국투자신탁증권 등 3개사와 온라인증권사인 키움닷컴증권이 새롭게 ECN시장 참여를 희망하는 등 개장을 앞두고 증권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ECN은=장외전자주식거래로 거래소나 코스닥과는 별도로 전산시스템을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온라인 주식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현재 미국의 경우 9곳, 일본의 경우 4곳의 시장이 개설돼 주식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11월 삼성증권을 포함한 7개 증권사가 ECN시장의 필요성을 논의하다 올 6월 28개 증권사가 2억원씩을 출자, 자본금 56억원 규모의 한국ECN증권 법인을 설립했다. 또 내년초 증자를 통해 4개 증권사가 새롭게 회원사로 참여하면 32개 회원사를 거느린 새로운 주식거래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기존 HTS를 그대로 이용=야간전자증권시장은 거래소나 코스닥 시장의 장마감 이후인 오후 4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장마감 시점의 종가(최종시세가격)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거래방법은 기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그대로 이용하면 되고 증권사와 별도로 약정한 수수료만을 지불하면 된다. 물론 거래단위나 결제, 시간우선원칙, 경쟁매매 허용 등 거래시스템은 기존 증권거래와 대부분 유사하다. 단 가격이 장마감의 종가로 고정돼 거래된다는 점과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다가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를 할 수 없다는 점이 다르다. 또 증권사에 개설한 위탁계좌로만 거래가 가능하고 저축계좌를 통한 주문은 할 수 없다.
ECN을 통한 야간 주식거래는 기본적으로 KOSPI200 편입종목과 코스닥50지수 편입종목에 한정, 250종목에 대한 매매가 개시된다. 한국ECN증권은 개장 초기인 만큼 우량주 위주로 매매하다 내년 4월경부터는 거래소와 코스닥 전종목에 대해 거래를 허용할 방침이다. 야간전자증권시장은 낮에 주식투자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나 나스닥동향에 민감한 투자자들 혹은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이용자들에게 적합한 시장이라는 것이 한국ECN증권의 설명이다.
◇가격발견기능 없는 게 흠=그러나 야간전자증권거래는 장마감 후 드러나는 재료나 상황을 주가에 반영할 수 있는 ‘가격발견기능’이 없어 설립 초기에는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미국의 경우 가격변동성이 허용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설립초기인데다 투자자보호를 위해 가격변동성을 불허하고 있다.
그러나 주식 가격의 변동성이 없어 호재가 있을 때는 매수주문이 폭주하고 악재가 흘러나왔을 때 매도주문만 나오는 ‘일방적인’ 호가만 형성될 것이 뻔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