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상박사의 고혈압 클리닉>(24)고혈압과 소금

 지금부터 50년전 미국 캠프너 박사는 500명의 중증 고혈압환자를 무염식으로 치료했더니 3주째부터 60%의 환자에서 평균 47∼21㎜Hg 가량 혈압이 내려가는 현상을 발견했다. 소금섭취량이 하루 1g 미만인 브라질의 야노마모족은 고혈압환자가 없고 3∼4g인 에스키모인은 거의 없다. 아프리카 마사이족은 소금섭취량이 2.5g 정도인 1986년에는 고혈압환자가 없었는데 도시화가 진행된 12년 후에는 약 12%에서 고혈압을 볼 수 있었다고 일본의 야모리 교수는 말한다. 이에 반해 지구촌에서 가장 짜게 먹는다는 티벳이나 일본의 아끼다지방 주민들은 고혈압의 빈도가 높다.

 소금의 주요 성분인 나트륨이 혈압을 올리는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단지 혈장량을 늘리고 심박출량과 말초저항을 증대시킴으로써 고혈압을 유발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사람의 소금 필요량은 하루 2∼3g 미만으로 자연식품 함량과 같지만 구미인의 섭취량은 10g, 일본인은 12g이고 우리나라는 15∼18g으로 비교적 많은 편이다.

 사람에 따라선 아무리 짜게 먹어도 혈압이 오르지 않는 소금 불감증이 있는가 하면, 짜게 먹으면 혈압이 올라가고 싱겁게 먹거나 이뇨제로 나트륨을 빼주면 바로 혈압이 내려가는 소금 감수성 환자가 반반씩이다. 이들에게서는 소금의 양을 6g으로 줄일 때까지 강압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나 국제고혈압학회는 하루 6g 이하, 일본고혈압학회는 7g 이하로 권장하고 있다.

 고혈압 입원환자에게 하루 10g의 저염식을 처방하면 거의 맹탕에 가까워 처음에는 밥맛이 없고 구역질이 날 정도이나 며칠 지나면 할 수 없이 들게 되는데, 퇴원후에도 지켜지리라고는 생각지 않으며 이런 정도로 싱겁게 먹어야 한다는 교육목적이 크다.

 싱겁게 먹어서 해로울 것은 하나도 없다. 저염식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언제까지나 지속할 수 있는 고혈압의 기본 치료법이다. 특히 고혈압환자가 있는 집안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싱겁게 먹도록 아이들의 입맛을 길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