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만 LCD 구동칩업체 상대방 안방시장을 노린다

 ‘남의 떡이 크다.’

최근 한국과 대만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용 구동칩(IC)업체들이 서로 상대방 안방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실리콘웍스 등 국내업체들은 각각 대만시장을 새로운 승부처로 삼아 현지 TFT LCD 업체에 대한 직접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UMC의 자회사인 노바텍과 윈본드 등 대만업체들은 낮은 가격을 무기로 세계 최대 시장인 한국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다.

국내업체는 판로 확대를 위해, 대만업체는 품질 공인을 받기 위해 상대국 시장 공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업체 관계자들은 “두 나라 업체들의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그 과정에서 일본산 제품 시장도 크게 잠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닉스반도체(대표 박종섭)는 올해 구동IC 부문 예상매출액인 2억달러 중 20% 가량을 대만시장에서 달성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고품질 제품을 앞세워 이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노이즈 발생과 전력 소모를 줄인 RSDS(Reduced Swing Differential Signaling)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제품과 칩온필름(COF), 칩온글라스(COG) 등 원가절감 패키지형 제품을 대만업체들보다 먼저 선보이고 현재 3곳인 거래선도 5곳으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신생 벤처기업인 실리콘웍스(대표 한대근)도 자체 MDT(Minimized Data Transition) 기술을 적용해 전자파장해(EMI)를 줄인 저전압 액정용 구동IC 개발을 마치고 대만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회사는 후공정을 맡은 일본 제휴선을 통해 대만업체들과 접촉중이며 내년 1분기부터는 본격적인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노바텍·윈본드 등 대만업체들은 4분기들어 국내업체보다 8∼12% 정도 낮은 가격을 내세우며 샘플테스트를 요청하는 등 한국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대만업체들은 칩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LG필립스LCD와 하이디스를 주 대상으로 삼고 있다.

 특히 대만의 반도체업체들은 불황 타개를 위해 구동IC사업 진출을 모색중이어서 업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국내 구동IC업체 관계자들은 “대만 제품의 품질이 낮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가격 하락으로 대만업체의 가격 경쟁력도 앞으로 약화될 것”이라며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국내 TFT LCD 업체들도 아직 대만 제품의 샘플테스트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으나 제조원가를 낮추고 조달선도 다변화하기 위해 일부 저가형 모델에 대해서는 대만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TFT LCD 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이 대만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좋으나 세계 구동IC 물량의 40% 가량을 소비하는 국내시장을 소홀히 해서는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구동IC업체들은 “국내시장이 크기는 하나 삼성전자는 자체 조달해 쓰며 나머지 업체도 일본산을 선호하고 있어 공급이 쉽지 않다”고 말해 대만시장 공략을 강화할 뜻을 비쳤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