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및 주변기기업계는 올 한해 PC산업이 IT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던져야 했다. 판매대수 감소는 물론 평균 판매가 하락으로 많은 PC업체 및 관련업체들이 매출과 수익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결국 이러한 PC산업의 위축은 컴팩과 HP의 합병이라는 결과를 낳았으며 변화된 PC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PC관련 업체들의 노력이 절실이 요구된 한해였다.
◇PC시장 감소=전세계 PC시장은 16년 만에 처음으로 시장이 축소됐으며 국내 PC시장도 90년대 이후 IMF시기(98년)에 이어 두번째의 시장축소를 맛보았다. PC시장의 축소는 관련산업의 도미노 효과를 촉발, 모니터, 광저장장치, 주변기기 시장도 동반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e머신즈 퇴출=삼보컴퓨터와 KDS가 미국에 설립한 PC판매회사인 e머신즈가 지난 5월 나스닥에서 퇴출됐다. 500달러 미만의 저가PC를 판매, 설립 초기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는 했지만 저가PC라는 한계, 미국 소비자시장 위축 등 실적악화로 나스닥에서 퇴출된 데 이어 삼보와 KDS가 지분을 매각, 국내업체로서는 미국시장 판매 교두보를 잃게 된 셈이다.
◇윈도XP 출시=위기에 빠진 PC산업을 다시 일으킬 구원투수로 기대를 받았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운용체계인 윈도XP가 10월 25일 출시됐다. 안정성과 멀티미디어 기능이 특히 강화된 윈도XP는 대다수 PC업체들이 채용했지만 아직까지 PC산업을 부흥시키기에는 힘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LCD모니터의 부상=LCD모니터의 부상은 드라마틱할 정도다. 올해초만 해도 100만원까지 호가했던 LCD모니터는 LCD패널가격 급락으로 절반 가량 소비자가격이 하락하면서 새로운 모니터 제품군을 형성했다. 올해초에는 2∼3%에 머물렀지만 연말에는 20% 수준까지 비중이 높아져 모니터의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PDA폰의 등장=그동안 단순 일정관리나 주소록 정도의 역할을 해왔던 PDA가 이동통신 모듈을 내장, 멀티미디어 단말기로 다시 태어났다. 이러한 PDA폰은 전화기능과 인터넷기능까지 무장, 새로운 멀티미디어 단말기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비싼 가격, 킬러 애플리케이션 부재, 사용료 과다 등으로 아직까지는 가능성만을 확인한 상태다.
◇저가 행진 지속=PC 및 관련업계의 위축으로 모든 PC관련제품의 가격이 급락했다. PC 평균 판매가는 100만원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노트북PC도 200만원대 미만으로 하락했다. 보급형 잉크젯프린터도 10만원 이하로 가격이 떨어졌으며 스캐너나 레이저프린터 등 다른 주변기기의 가격 역시 10∼20% 하락해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에 일조했다.
◇배보다 배꼽이 큰 경품행사=올해는 소비심리를 자극하기 위한 경품행사가 넘쳐났다. 프린터업체들의 경우 마우스, 퀵보드, 잉크카트리지는 물론 아예 잉크젯프린터와 레이저프린터를 한대값으로 파는 경품행사까지 기획했다. PC업체들도 PDA, PC카메라 등 다양한 경품을 마련, 소비자를 유혹했다.
◇복합기 부상=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올해 복합기 제품만은 빛났다. 저렴한 가격에 프린터, 복사기, 팩스, 스캐너 기능을 함께 제공한다는 콘셉트가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당긴듯 국내 시장은 복합기 제품이 성공하기 힘들다는 선례를 깨고 올해 복합기는 성장을 거듭했다. 잉크젯프린터 기반의 잉크젯복합기는 특히 7만∼8만대의 시장을 형성하는 등 주력제품으로 떠올랐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AS=HDD업계 최대 이슈는 기술도 가격도 아닌 AS문제. 특히 M사는 총판 변경에 따른 AS문제로 소비자들의 엄청난 비난을 샀으며 급기야 불매운동까지 벌어졌다. 판매후 1∼2년 정도 무상수리나 교환서비스를 제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전 총판들의 책임회피와 본사의 조정능력 부재로 소비자들의 불편을 초래, 지속적인 골칫거리로 지적됐다.
◇비정품=올해 프린터업체나 복사기업체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는 비정품 문제였다. 주요 수입원인 잉크카트리지와 토너카트리지의 비정품 시장이 커지
면서 소모품 매출이 계속 줄어들었기 때문. 각 업체들은 정품사용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한편 자체 조사팀을 구성, 불법 비정품업체들을 경찰에 고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