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은 벤처 세상"

 코스닥시장에서 벤처기업이 일반기업보다 많아졌다.

 18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14일 현재 코스닥시장 개장 이후 최초로 벤처기업 348개가 등록돼 일반기업 344개를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신규등록한 기업 중 벤처기업은 119개사, 일반기업은 37개사로 올해의 경우만 놓고 볼 때 벤처기업 비중이 76%를 차지했다. 코스닥등록 벤처기업수는 지난 98년말 66개사(일반기업의 34%)에서 올해 348개사(일반기업의 101%)로 427%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면 일반기업수는 190개사에서 344개사로 81%의 증가율에 그쳤다.

 등록기업 증가율이 말해주듯 코스닥 시장내 벤처기업이 일반기업을 추월한 것은 표면적인 현상으로 치부해 버릴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자본조달이 아닌 기술까지 주고받는 시장으로서의 미래도 준비해야할 시기임을 내비치고 있다.



 ◇미래 IT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번 조사결과 벤처기업 지정사유를 살펴보면 기술평가기업이 전체의 47%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25%를 차지한 연구개발기업이었으며 신기술개발기업(19%), 벤처캐피털투자기업(9%) 순이었다. 벤처기업의 대부분이 IT기업이고 보면 코스닥시장이 IT시장으로 변모했음을 알 수 있다.

 코스닥벤처 대표기업이면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8위인 휴맥스의 경우 주가수익률(PER)이 19.56에 달한다. 거래소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PER가 7.44인 점과 비교하면 2.5배 이상 높다. 성장성 또한 높아 우량주로서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잇따라 매수추천에 나서는 종목이 됐다. 물론 PER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성이나 주당가치가 고평가 돼 있다는 것으로 투자의 메리트가 떨어질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그만큼 실적이나 비전을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밖에 대부분의 코스닥등록 벤처기업들이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IT거품 속에서 많은 기업들이 도태되고 아직 거품이 걷히지 않은 상황에서 벤처기업 등록수가 일반기업을 능가했다는 것은 다시 새겨볼 일이다. 코스닥시장이 IT벤처시장으로 부가가치를 더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정체성 확립 촉진=벤처기업들의 우세로 변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이 당면한 과제는 정체성 확립이다. 벤처기업의 시가총액은 지난 98년 2조원으로 6조원인 일반기업의 33%에 불과했지만 올들어서는 18조원으로 늘어나 33조원인 일반기업의 54%로 증가했다. 거래량은 지난 98년 이후 연간거래량 기준으로 계속해서 일반기업을 소폭 앞서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돼 시가총액면에서도 일반기업을 앞지를 개연성은 충분하다. 특히 대형 통신서비스업체를 중심으로 일반기업들의 거래소 이전 얘기가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코스닥시장내 벤처기업의 우세는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보안, 전자화폐, 게임 등 첨단 테마주들이 시장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어 코스닥시장이 가져야 할 정체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최근 주식시장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주도주 역시 엔씨소프트, 안철수연구소 등 IT주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상황은 ‘명약관화’하다.

 따라서 코스닥시장의 정체성 확립은 재도약을 위해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거래소시장과 차별화된 모습으로 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입퇴출이 자유로운 ‘개방된 벤처 자본조달시장’의 모습이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