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Life IT사업단장 양재원
인간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정보교류를 위해 생겨난 미디어. 활자매체인 신문을 제외하고 현존하는 3대 주요 매체를 꼽으라면 라디오와 텔레비전 그리고 인터넷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매스미디어의 생명력은 말 그대로 얼마나 많은 매스(mass)가 그 매체를 활용하느냐에 있다.
특정 미디어를 활용하는 이용자의 수는 바로 그 미디어가 생존할 수 있는 물적인 토대가 되는 광고시장을 얼마나 획득하느냐의 문제로 직결된다. 따라서 풍부한 물적 토대를 구축한 미디어는 이를 자양분 삼아 풍부하고 질 좋은 콘텐츠 시장을 형성해 나갈 수 있다. 따라서 신생 미디어의 탄생은 미디어 산업을 재편하는 기폭제가 된다.
뉴미디어의 탄생으로 인해 생성된 지각 변동기에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가 진검 승부를 피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인터넷을 활용하는 사람들로 인해 미국가구의 TV 주요 시청시간대(prime time)의 시청률이 10% 이상 하락했다는 보고도 있다. 인터넷이라는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라디오와 텔레비전 업계는 분명 긴장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이 같은 미디어 시장의 사활이 걸린 싸움을 점입가경으로 몰아가고 있다. DTV(Digital TV), ITV(Interactive TV), 인터넷TV(internet TV), 인터넷방송(webcasting) 등과 같이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던 새로운 개념의 미디어가 속출하고 이를 경쟁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주요 3대 미디어의 각축 또한 볼 만하다.
위성과 전화망을 활용해 양방향 서비스(interactive service 혹은 데이터방송)와 인터넷TV를 동시에 시청자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스타TV의 DTV 프로젝트는 디지털 시대 미디어의 생존전략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또 비스카이비(BSkyB·영국)나 카날플러스(Canal+·프랑스), 에코스타(EchoStar·미국) 같은 주요 위성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미 시장에 내놓은 양방향 서비스는 TV를 바보상자에서 정보상자이자 종합 엔터테인먼트 상자로 탈바꿈시키는 중요한 실험이 되고 있다.
디지털 방송을 씨앗으로 탄생한 양방향 서비스 역시 KBS 등 주요 지상파는 물론 국내 유일의 디지털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에서도 내년에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스카이라이프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시장환경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유관 업체 가운데 양방향 서비스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자들은 주로 콘텐츠프로바이더(CP)였다. 그동안 인터넷이나 모바일에 데이터 콘텐츠를 제공해 온 이 업체들이 국내 ITV 사업의 주력부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기존 프로그램공급업자(PP)들의 관심도 상당하다. 특히 홈쇼핑 PP나 보도 PP 그리고 음악·오락전문 PP는 사활을 걸고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는 자신들이 보유한 콘텐츠를 원소스 멀티유스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기왕 생산한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높여보자는 생각인 것이다. 여러 전문가들이 급변하는 매체환경 속에서도 당분간은 디지털을 근간으로 하는 매체간의 공존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점에서 기인한다.
미디어 산업 변화의 틀은 라디오·텔레비전·인터넷이라는 이제까지 서로 독자적인 영역에서 성장해온 미디어들이 기득권을 굳히는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인터넷이나 위성 같은 디지털 전송망을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군과 이 디지털 바다를 유영해 다닐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업자군으로 양극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디지털이라는 씨앗이 틔워 놓은 다양한 싹 가운데 최근 2∼3년 사이에 가장 파괴력 있는 나무로 자라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양방향 서비스 산업이다. TV로 게임을 즐기고 은행계좌를 관리하며 주식을 팔고 사기도 하고 나아가 리모컨 조작만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도 있는 양방향 디지털 시대가 바로 우리 목전에 다가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