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국산 캐릭터다.’
국내 캐릭터 시장은 외형적으로는 1조원을 육박하는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내실을 살펴보면 포켓몬스터, 텔레토비 등 외산 캐릭터들이 안방시장을 송두리째 장악하고 있는 등 초라하기 그지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2001년 한해는 마시마로, 방귀대장 뿡뿡이 등 토종 캐릭터들이 잇따라 히트를 기록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거뒀다. 따라서 올해는 국산 캐릭터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원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산 캐릭터 중흥의 신호탄을 올린 것은 엽기토끼 ‘마시마로’다. 플래시애니메이션인 ‘마시마로 숲 이야기’로 인터넷을 통해 처음 소개된 ‘마시마로’는 현재까지 1000여가지의 캐릭터 상품을 선보일 만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마시마로’를 사용한 캐릭터 상품시장만 1200억원이 넘을 정도.
‘마시마로’는 초코파이 속재료인 ‘마시멜로’의 발음에서 따온 이름. 마시마로는 이름만 특이한 것이 아니다. 기존의 착하고 순하게 느껴지는 수많은 토끼 캐릭터들과 달리 평소엔 얌전하다가도 일단 화가 나면 자기보다 사나운 곰을 후려치는 등 자해공갈단에 버금가는 엽기적 행동을 보인다. 이처럼 너무나 엉뚱하고 과격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마시마로는 엽기를 즐기는 젊은 세대들에게 확실히 부각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판 ‘텔레토비’를 꿈꾸며 탄생한 ‘방귀대장 뿡뿡이’도 메가톤급 위력을 과시하며 토종 캐릭터 돌풍을 일으킨 주인공.
올초 인기 방송 시리즈인 ‘방귀대장 뿡뿡이’를 재편집해 비디오로 출시된 ‘방귀대장 뿡뿡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총 34만세트를 판매하는 신기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외산 캐릭터인 ‘텔레토비’ 시리즈의 국내 판매량 53만세트를 곧 추월할 기세다. 또 뿡뿡이 캐릭터는 봉제완구, 교육용 교제, 신발류 등으로 사용돼 약 200여종의 캐릭터 상품이 출시되며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뿡뿡이 캐릭터 상품 시장만 300억원에 육박할 정도.
특히 최근에는 아이들의 놀이천국인 서울랜드내에 뿡뿡이 테마관 설립이 추진될 정도로 ‘뿡뿡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발전해 가고 있다.
초·중등학생들 사이에서 팽이 대결이라는 새로운 놀이문화를 탄생시키고 있는 ‘탑블레이드’도 국내 캐릭터업체의 저력을 과시한 사례다.
한·일합작으로 제작된 ‘탑블레이드’ 프로젝트에 참여한 캐릭터업체 손오공은 애니메이션 방영과 더불어 팽이완구를 출시해 지금까지 80억원이 넘는 캐릭터 완구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발, 스낵 등에도 탑블레이드 캐릭터들이 사용되는 등 약 180여종의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이밖에 국산 캐릭터는 처음으로 올해 미국과 일본 등에 수출된 고양이 캐릭터 ‘얌’도 토종 캐릭터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관계자는 “캐릭터 업체들이 마케팅에 눈을 뜨면서 인터넷·애니메이션·방송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것이 큰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인터넷 기반으로 한 디지털 캐릭터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향후 상당한 수출 성과까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