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열린 서울시장 후보 TV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부동산 정책과 GTX 삼성역 철근 누락 문제 등을 둘러싸고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개혁신당 김정철 후보와 정의당 권영국 후보는 양강 후보를 동시에 겨냥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28일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는 사전투표 직전 열린 사실상 마지막 대형 TV 토론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후보들은 안전, 재개발·재건축, 청년·자영업 정책 등을 두고 충돌했지만 토론 대부분은 정 후보와 오 후보 간 양자 대결 양상으로 전개됐다.
정 후보는 오 후보의 주택 공급 실적을 문제 삼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착공 기준 공급 물량이 3만9000호 수준으로, 약속했던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공급 실패 책임을 전임 시장과 정부에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오 후보는 전임 시절 재개발·재건축 구역 대거 해제가 현재 공급 부족의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389곳의 정비사업 구역이 해제되며 사실상 제초제를 뿌려놓은 상태였다”며 “서울시는 지금 이를 하나씩 복구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GTX 삼성역 공사장의 철근 누락 문제 역시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 후보는 “서울시 담당 본부장이 시장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중대한 부실시공인지 명확히 답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 “오 후보는 아직 현장조차 가보지 않았다”며 안전 불감증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오 후보는 전문가 검토 결과 구조적 안전성이 유지된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사를 지속할 수 있는 수준인지 판단한 것이며, 보완 방안도 함께 마련됐다”며 “정 후보가 선거용 소재로 활용하고 있어 일도양단식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맞섰다. 이어 “제가 현장에 간다고 무슨 도움이 되느냐”며 공세를 차단했다.
토론 과정에서는 제3당 후보를 활용한 우회 공방도 이어졌다. 정 후보는 권 후보에게 서울시 채무 증가 문제를 언급하며 오 후보의 '재정 건전성' 주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었다. 이에 권 후보는 “실제 통계와 정치적 홍보 사이에 차이가 있다”며 오 후보의 개발 사업을 비판했다.
오 후보는 김 후보에게 정 후보의 청년 창업지원 공약 실효성을 질문했다. 김 후보는 “무작정 현금을 지원하면 부정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일회성 지원보다 자영업 환경 개선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와 권 후보는 양당 중심 정치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정 후보의 외유 출장 의혹과 오 후보의 명태균 재판 문제를 거론했고, 권 후보는 “정원오세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두 후보의 개발 정책 차별성이 크지 않다”고 꼬집었다.
토론 말미까지 신경전은 계속됐다. 정 후보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만 한다”고 비판하자, 오 후보는 “거짓말부터 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서로 발언 시간을 두고 “왜 말을 끊느냐”, “제 시간이다”라는 언쟁도 이어졌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