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근대화의 핵심적 역할을 해온’ ‘굴뚝 산업의 대표단체인’ ‘경제단체의 맏형격인’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말할 때 따라붙는 수식어들은 이처럼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 수식어는 모두 과거의 역할에 대한 평가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이런 전경련이 대변신을 모색중이다.
“변화를 깨닫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자만이 새로운 치즈창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경련 손병두 부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경련 회원사들은 더 이상 변화하지 않는 전경련을 원하지 않는다. 내년도 우리 회원사들은 달라진 전경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전경련의 변화는 요즘 손 부회장이 지난해 전세계 경제인들 사이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자주 인용하는 데서 쉽게 발견된다. 직원들과 같이하는 자리에서도 ‘치즈를 찾아떠나는 전경련인’을 강조한다. 전경련은 창고의 치즈가 바닥났을 때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 대한 분석과 우문을 거듭하며 울부짖는 꼬마인간 ‘헴’, 낯익은 환경이 주는 안락함에 취해 변화의 기미를 외면해 버리는 ‘헴’이기보다는 ‘잘 뛰는’ ‘냄새를 잘 맡는’ 자신만의 특기를 앞세워 새로운 창고를 찾아 미로 속을 헤매는 생쥐로 거듭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손 부회장은 새로운 치즈창고를 물색하는데 필요한 후각과 민첩함을 IT에서 찾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전경련은 올해 우리경제에 IT 날개를 다는 작업인 e코리아프로젝트와 전경련 오프라인 조직을 사이버상에 그대로 옮겨놓은 eFKI프로젝트, 또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공동 IT화프로젝트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등 ‘IT 전경련 구축’에 분주하다.
변화가 곧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2002년. 수장을 구심점으로 치즈창고를 찾아떠나는 2002년의 전경련에 한국경제의 디지털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경제단체의 맏형모습을 기대해 본다.
<디지털경제부·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