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월드컵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정부가 이동전화 월드컵 요금제를 도입했으나 개막 3주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가입자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전시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정보통신부는 지난달 무선데이터통신 요금을 오는 7월 1일부터 인하하기로 하고 무선인터넷 시장확대와 국내 이동전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월 3만원으로 100만 패킷을 사용할 수 있는 월드컵 요금제를 마련, SK텔레콤을 앞세워 시행하고 있다.
이 요금제는 월드컵 기간중에 SK텔레콤의 cdma2000 1x EVDO에 가입해 전화를 사용하면 현행 요금대비 98%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동영상 등 차세대형 서비스를 저가에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요금제 가입자는 요금제를 도입한 이후 3주가 지나도록 현재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통부는 또 오는 7월 1일까지 SK텔레콤과 KTF의 EVDO 요금을 패킷당 1.3원으로 적용키로 했으나 EVDO 가입자 역시 SK텔레콤의 경우 550여명에 불과하고 KTF는 이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EVDO 가입자도 월드컵 취재를 위한 국내외 언론 종사자가 많은 비중을 차지해 일반 가입자 규모는 훨씬 적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월드컵요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EVDO 단말기를 늦게 조달해 가입자 유치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SK텔레콤은 이달 18일부터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아 이달 19일께부터 유통시킬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정통부와 사업자들이 월드컵 전에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데 집착한 나머지 현실 상황을 도외시한 채 무리하게 도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했다. 특히 월드컵과 관련된 축구 경기 동영상 서비스 등이 FIFA측과 협상 문제로 서비스되지 않는 등 실제로 월드컵용 무선인터넷 콘텐츠가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욱이 현 네트워크가 고객의 요구를 따라갈 수 없는 상황임을 뻔히 알았을텐데도 생색내기 위해 성급하게 요금제와 서비스를 홍보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월드컵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어 월드컵 요금는 유명무실한 요금제로 전락, 시장 활성화와 대외 홍보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무선데이터 요금은 월드컵 요금제보다 비싼 수준이어서 월드컵 폐막 이후에도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무선인터넷 시장 활성화가 힘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