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멀티 OS 전략’에 리눅스를 포함시키는등 연초부터 리눅스 관련 정책을 가시화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HP 본사는 8일 아태지역을 포괄하는 ‘리눅스지원센터’를 중국 상하이에서 가동,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에서의 리눅스 지원전략을 밝힐 계획이다.
또 한국HP(대표 최준근)는 2월중 ‘HP 비즈니스 크리티컬 OS 전략’이란 주제의 대규모 심포지엄을 준비중이다. 이 심포지엄은 합병 이후 HP의 멀티 OS 전략을 처음 소개하는 자리로 한국HP는 이 자리에서 리눅스에 대한 지원과 비즈니스 전략을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HP가 그동안의 소극적인 입장에서 탈피해 리눅스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최준근 한국HP 사장이 신재철 한국IBM 사장의 바톤을 이어받아 지난 1일 제3대 리눅스협의회장으로 취임한 점을 감안하면 리눅스에 대한 한국HP의 지원정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HP의 리눅스에 대한 전략변화는 무엇보다 컴팩 합병으로 인한 시장변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컴팩이 존재했던 시장상황에서 HP는 리눅스 진영을 강력한 파트너로 끌어들이기 어려운 처지였다. 만일 HP가 리눅스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취할 경우 MS와 컴팩의 유대를 강화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컴팩이 사라진 상황에서 IBM이나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경쟁관계에 있는 MS는 오히려 HP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이와 관련, 한국HP 관계자는 “컴팩 합병으로 IA서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게 된 HP로서는 MS 눈치를 볼 이유도, 더 이상 리눅스 정책을 미뤄 둘 어떠한 이유도 없다”며 “칼리 피오리나 회장이 지난해 가을 MS와 제휴를 체결할 당시 밝힌 대로 멀티 OS 지원이 HP의 핵심전략”이라고 밝혔다.
64비트 IA서버인 아이테니엄 시대를 염두에 둔 ‘멀티 OS 정책’을 감안할 때도 HP의 리눅스 지원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아태리눅스센터를 상하이에 개설한 이유 또한 중국 내 반MS정서를 고려할 경우 리눅스의 파급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세밀한 정세판단에 기반한 고도의 전술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한국HP의 고민은 여전히 남아있다. 아이테니엄이 안정화되는 시기까지는 수익성이 높은 유닉스(HP-UX) 시장을 최대한 보전해야 하는데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장악하고 있는 엔트리급에서 리눅스 기반의 IA서버를 앞세워 솔라리스 고객을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한국HP 회사 내부의 사업부별 이해관계로 이어지는 만큼 뛰어난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