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가전사 수출한국첨병

수입일변도 탈피 첨단제품 생산거점 활용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외국계 가전업체들 한국내 사업 현황

 소니·올림퍼스·샤프·GE·필립스 등 국내 시장에 진출한 거대 외국계 판매법인들이 수입 일변도에서 탈피, 한국을 첨단제품 생산이나 부품조달 및 R&D 거점으로 활용하고 또 해외로 수출하는 신사업을 경쟁적으로 강화해 수출 한국의 첨병역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외투 판매법인들의 역할 변화는 한국이 △세계 IT시장의 테스트베드여서 첨단 신제품 조달에 용이하고 △우수한 인프라와 기술 및 인력을 활용한 신사업 창출에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들 가운데는 한국내 판매액보다 훨씬 많은 수출액을 기록하는 곳이 다수여서 한국 경제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림푸스한국(대표 방일석)은 연초 설립한 자회사 올림푸스디지털네트워크코리아(ODNK)를 통해 7월부터 메모리카드 및 카드리더 생산에 돌입한다. 올림푸스한국은 이 회사를 통해 올해 메모리카드에서만 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내년에는 중국에도 진출한다는 목표다.

 샤프전자(대표 이기철)는 한국내에서 수출업무를 담당하는 별도 관계회사 ‘샤프 국제조달본부 한국지점(SEM)’을 통해 한국의 경쟁력 있는 부품을 일본 샤프의 생산거점(15개국·56개소)에 공급하며 해마다 그 물량을 늘리고 있다. SEM이 해외로 수출하는 제품은 모터, 브라운관, 콘덴서, 휴대폰에 들어가는 회로 등으로 올해 수출규모는 작년의 648억원에 비해 100억원 이상 늘어난 7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에 14억달러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했던 GE코리아(대표 이채욱)는 대우전자에서 대형 전자레인지·냉장고를, 파세코에서 전기쿡탑을 공급받기로 하는 등 한국 가전업체로부터의 공급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GE가 올해 국내 가전사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물량은 작년보다 2억달러 정도 늘어난 6억달러로 추산된다.

 TV 및 모니터용 브라운관과 오디오 관련부품을 수출중인 필립스전자(대표 신박제)는 올해 수출목표를 지난해보다 15∼20% 늘어난 4억달러로 설정,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소니의 경우 지난 73년 설립된 한국소니전자가 DVD플레이어·하이파이오디오·헤드폰 및 기타 부품을 수출하고 있다. 올해 한국소니전자는 지난해 수출규모 1조1400억원보다 600억원 늘린 1조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기성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첨단제품 수요가 많은 한국이 새로운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다”며 “그러나 보다 활발한 외국인직접투자 환경조성을 위해선 정부의 세제정책 변화와 함께 친노조적 노동정책의 시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