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자금전선 이상 기류?

시흥공장 매각·유상증자 등 자금확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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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전선이 최근들어 공장매각과 유상증자에 나서자 세간의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 24일 시흥공장을 1295억원에 매각 완료했다. 매각대상은 공장내 2만5915여평의 부지와 2만3729평의 건물 전량. 인수자는 부동산컨설팅업체로 알려진 지티앤이다. 이에 따라 시흥공장 생산설비는 안양·안산공장 등지로 이전된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 소재인 이 공장은 케이블 접속자재 등 주로 초고압 액세서리 같은 비주력 제품을 생산해 왔다. 매각대금은 1년여에 걸쳐 나눠 지급받기로 했으나 상황에 따라서는 지티앤이측과 부동산 개발에 함께 참여한다는 복안이다.

 대한전선은 시흥공장 매각과 함께 유상증자를 통한 340억원의 신규자금 유입작업도 진행중이다. 관련업계는 대한전선의 이번 공장매각과 유상증자 추진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더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무리한 투자에 따른 자금경색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한때 국내 굴지의 제조업으로 명성을 날렸던 대한전선은 용산 선인상가와 르메이에르건설 등에 각각 1300억원과 200억원을 대여형식으로 투자한 바 있고 지난해에는 1473억원으로 쌍방울로부터 무주리조트를 인수해 운영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진로 채권 매입에도 1750억원을 투입하는 등 50년 전통의 제조업체로서는 보기 드물게 자금운용에 열띤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매각과 유상증자는 그동안의 투자로 자금운용에 애로가 생겨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항간의 이같은 시각에 대해 이 회사 김성구 재경담당 상무는 “IMF 당시 알루미늄 사업부문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전체 매출은 줄었으나 부채비율이 경감되면서 현금 유동성이 확보됐으며 최근 일련의 재무활동은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한 일상적 경영활동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다른 견해는 자금운용에 매진하기 위해 제조업을 축소 내지 포기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대한전선은 최근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중인 것이 이같은 의문을 부추기고 있다.

 김 상무는 이에 대해서도 “시흥공장은 금싸라기 땅인 데 비해 부지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수년 전부터 매각대상을 물색해왔다”며 “앞으로도 제조분야 역량강화는 꾸준히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