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대응책과 산업계 표정

 환율 급락으로 IT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수출비중이 높은 IT업계는 선물환 등을 통해 환리스크를 강화하고 결제통화를 달러화에서 유로나 엔화 등으로 바꾸는 것을 적극 검토하는 등 긴급 대책마련에 나섰다.

 ◇가전업계=삼성전자는 선물환 등을 이용한 환헷징과 유로화 결제 등을 통해 환율하락에 대비한 각종 환리스크 관리 전략을 펴고 있다. 삼성은 환율 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머지 않아 ‘1달러=1000원’ 시대가 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한 고부가가치화, 원가절감, 수출다변화, 사업구조조정노력을 지속하고 장기적으로 생산기지의 해외이전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주력인 반도체 부문의 경우 반도체 가격이 원화절상보다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민감한 구조인 데다 6조8천억원에 달하는 올해 설비투자에서 외국산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아 실만큼 득도 크다고 밝혔다.

 디지털미디어의 경우 80% 이상을 해외 생산하고 가전과 컴퓨터를 포함해도 해외생산 비중이 70% 이상으로 원달러 환율구조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며, 엔화도 함께 절상되는 상황이어서 대일 경쟁 사업부문의 영향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원화절상이 장기화할 경우 전반적인 수출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한편 비주력 부문의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펴기로 하는 등 대책을 수립 중이다.

 LG전자는 연초부터 환율하락을 예상, 사업계획상 환율을 보수적으로 책정(평균 환율 1110원)해 운영하고 있으며 유로화 결제비율도 확대해왔다. 또 외화예금 및 매출채권을 거의 없애 환율하락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외화의 수입과 지출을 시기적으로 조화시켜 환차손 발생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기존에 한달 단위로 점검하던 환율전망 주기를 하루 단위로 바꾼 데 이어 유로화 결제비율을 올리거나 결제시기를 조절하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급격한 환율 급락으로 수출 마진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환선물 거래를 통해 환위험 회피에 주력하고 있다.

◇부품·소재=부품·소재업계는 환율 급락을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LG화학·SKC 등 소재업체들은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율이 떨어지면 그만큼 큰 환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소재를 대부분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부품업체들도 역시 환율 하락만큼 원가가 줄기 때문에 일단 희색이다.

 코오롱의 경우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면서 섬유 비중을 줄이는 대신 가격 탄력성이 낮은 산업자재, 필름, 전자재료 등의 수출비중을 늘려갈 방침이다.

 ◇근본대책 필요=전문가들은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인건비 및 원료비 절감 등 노력 외에 장기적 안목으로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체들은 현재 85% 이상인 결제통화의 달러 의존도를 유로화나 엔화로 돌려 피해를 줄이는 한편 선물환 등을 통해 환리스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

 무역협회 신승관 박사는 “미국, 일본 등이 자국통화 평가절하에 주력하고 있어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수출기업들은 환리스크 관리강화, 원가절감 등을 통해 채산성 보전에 힘쓰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경영합리화,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사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