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텍시스템(대표 남석우)의 최문찬 선임연구원(33)은 지난달말 일본으로부터 희소식을 전해 들었다.
일본 도쿄전력이 실시한 5억원 규모의 FTTH 스위치 입찰에서 공급권을 획득했다는 낭보였다. 지난해 6월 사업 검토에 들어가 1년여에 걸친 개발 노력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말할 것도 없이 무지 좋았죠. 해외 수출이 성사된 것이어서 더욱 기뻤습니다”
최 연구원은 일본 수출이 확정된 순간을 떠올릴 때면 아직도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추석 연휴는 물론 올 1월 첫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에도 일본을 오가며 이번 프로젝트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올초 최 연구원은 일본 사업자가 요구한 FTTH 스위치의 제품규격을 맞추기 위해 나흘간의 일정으로 일본 출장을 떠났다. 만삭인 아내가 맘에 걸렸으나 예정일이 1주일정도 남았기에 안심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서울로 돌아 오기 전날 밤, 부인은 이미 분만실로 들어간 상태였고 결국 최 연구원은 첫 아기가 태어나는 소중한 순간을 부인과 함께 하지 못했다. “너무 미안하고 안타까웠죠. 다행히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다는 얘기를 듣고 안도했습니다.”
다음날 귀국하자마자, 병원에 들러 부인과 딸을 대면한 최 연구원은 미안한 생각과 함께 한편으로는 더욱 더 이번 프로젝트의 성사에 열심히 임했다. 하지만 일본 통신시장으로 가는 길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지난 3월 첫 입찰에서 BMT는 통과했으나 최종 입찰에서 2등으로 아깝게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 같아 많이 실망했지만 그래도 꼭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동료들과 함께 힘을 모아 장비 성능 보완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결국 일본 시장에 FTTH스위치를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고 이달말이면 자신과 동료들이 1년간 공들여 개발한 FTTH스위치를 선적할 수 있게 됐다.
국산장비업체의 연구개발환경이 그리 좋지만은 않지만 외적인 환경보다는 일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보람과 성취감이 더 중요하다는 최 연구원은 앞으로 이번 프로젝트 마무리에 주력하는 한편 신제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