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中에 퍼진 `빨리빨리`정신

 강연국 KT 수도권서부본부장

 지난 8월말 통신업무 협의차 중국 랴오닝성을 다녀왔다. KT 수도권서부본부는 지난 2000년부터 랴오닝성통신공사와 매년 한차례씩 상호방문을 통해 양국의 정보통신 발전과 협력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던 차였다.

 중국 통신회사로부터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것은 ‘한국(KT) 통신산업 발전의 원동력은 무엇인가’하는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변화에 민감하고 근면성실한 우리나라 국민성이 창출해낸 한국만의 저력이 근간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고속인터넷만 해도 세계 최고의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CDMA을 기반으로 한 이동통신은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통신시장에서 통해야 세계적이다’라는 인식이 해외에서도 깊이 배어있는 것이다. 많은 외국 정보기술(IT) 사업자들이 “한국에서 도입한 시스템입니다”며 홍보하고 싶어하는 것이나, 한국에서 도입한 시스템이라고 하면 무작정 믿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 것도 과장이 아니다.

 이런 IT코리아의 위상을 생각하면 더 이상 기술시연장에 만족하지 말고 세계 IT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든다.

 그런 우리에게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임이 틀림없다. 한국 IT기업체들의 대중국 수출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서는 KT와 삼성 같은 강력한 브랜드를 지난 대기업들의 선도적인 시장진출이 절실하다. 지금 중국의 통신시장은 우리나라의 지난 90년대처럼 이동통신 보급률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인터넷에 대한 잠재 수요 또한 우리가 도전할 통신시장으로서 매력이 충분하다. 이처럼 거대하고 광활한 통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해외 유수의 기업들이 앞다퉈 중국을 넘보고 있으며, KT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다행히 KT의 상용화 기술과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브랜드가 중국측으로부터 높은 신뢰와 부러움을 사고 있어 잠재력을 기대할 볼만 하다.

 이번 방중기간에 받은 가장 인상적인 느낌은 중국인들 사이에 확산되는 ‘콰이콰이디(快快地)’ 분위기였다.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빨리 빨리’와 흡사하다. 과거 중국하면 떠올렸던 ‘만만디(慢慢地)’가 지금은 오히려 남의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최근 IT산업 발전을 위한 중국의 노력은 국민성조차도 진취적이고 합리적으로 돌변시키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콰이콰이디를 외치며 ‘중국의 1년을 세계의 10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요령성통신공사의 예로 들자면 이들은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기본급보다 비중있게 지급하는 등 자본주의적 시장운영에 역동적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이런 경제운영시스템은 필자에게 중국이 곧 IT분야마저 우리를 추월할지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까지 던져주었다.

 IMF 이후 최대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는 우리는 더 큰 위기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당장 기술이나 기능직에 대한 경시 풍조 또한 IT코리아의 위상에 그늘을 드리운다. 지금은 앞선 기술과 진정한 엔지니어들이 필요한 시기이고,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세계를 향한 도전이 요구되는 때다. 세계 IT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IT코리아의 기적을 일궈냈던 초심으로 돌아가 각자가 맡은 IT 전문분야에서 1인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KT 수도권서부본부장 강연국 april@k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