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과기정위 국정감사는 99년 이후 매년 재탕된 도청문제가 여전히 의혹만을 남겼고, 산적한 정통·과기부 정책 과제들도 별다른 성과없이 마무리 됐다.
도청의혹은 정통부 국감 첫날인 지난달 23일 권영세·박진 의원(한나라당)이 ‘복제 휴대폰을 이용한 도청 가능성과 정부의 비화기 개발 및 서비스 계획’을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작심한듯 정통부 국감때마다 △교환기를 통한 도청가능성 △비화단말기 판매금지 처분의 배경 △국가지도 통신망의 비화서비스 등을 연이어 제기하며 정통부를 몰아붙였다.
이 과정에서 정통부가 복제 휴대폰 도청 시험을 통해 이를 확인했으며 국가 안보차원에서 비화기 개발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나 도청에 대한 뚜렷한 진상을 파헤치지 못한 채 국민들의 불안감만 가중시킨 꼴이 됐다.
정책 과제 중에서는 △IMT2000 상용화 △디지털TV 전송방식 △통신시장 3강 정책 등이 도마에 올랐으나 정통부는 기존의 입장만을 되풀이 했고 위원들도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과기부 국감에서도 국과위와 과기자문회의의 위상정립과 차세대 신성장동력 선정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으나 도청 문제 때문에 뒷전에 밀렸다. 아예 지난 8일 종합감사에선 과기부가 제외됐다.
이 과정에서 과기부가 추진해온 중점연구개발 사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과 과학기술 정책 결정의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났으나 이슈로 부각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정통부가 번호통합 및 번호이동성 정책 결정과정에서 무리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번호통합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점과 과기자문회의 국과위 수석간사제 관련 시행령을 개정키로 한 점 등은 미흡하긴 하지만 국감을 통해 얻어낸 성과로 평가됐다.
이번 국감에 임하는 관련 부처의 준비도 부족했으며 답변에서의 허점도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통부는 IMT2000 출연금 삭감 제안에 대한 답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장관과 “주주들의 돈이므로 곤란하다”는 차관의 답변이 엇갈리는 등 허점을 보였으며 몇몇 현안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지 못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자 경영진을 참고인으로 출석시켜 사업체의 업무를 마비시키면서까지 감사를 진행했으나 정책적 의미가 있는 이슈를 제기하는 측면에서 많은 부족함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