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통상공세 빌미가 되고 있는 한국의 대 중국 무역흑자는 사실상 단순 상품교역이 아닌, 한국 기업의 직접투자에 따라 유발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이 과정에서 100만명의 고용을 유발, 한국이 투자와 고용 두 측면에서 중국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소장 현오석)가 중국에 투자한 1180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중 투자기업에 대한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지 투자법인들이 현지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한국시장에 의존하는 비율은 40%에 육박하는 반면 한국으로 재수입되는 비율은 16%에 불과, 대중흑자를 확대시키는 수출입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대중 투자로 유발되는 무역흑자 규모를 추산하면 전체 흑자의 54.5%에 이르는 34억6000만달러에 달해, 투자로 유발된 흑자를 전체 흑자에서 차감한 ‘순교역 수지’는 전체 교역액의 7%인 28억9000만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에는 투자법인들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원자재 조달선을 전환하고 있는데다가 소비재를 중심으로 중국산 수입이 급증하고 있어, 향후 한·중간 교역수지는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폭이 감소하면서 확대·균형의 방향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국에 진출한 2만2000여 투자법인의 현지 고용 인원은 지난 2001년말 80만명에서, 최근 100만명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투자금액 100만 달러당 고용유발 인원에서 한국 기업은 미국과 독일 기업에 비해 각각 2배정도 높아 비교 대상국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투자기업들이 중국 경제의 가장 큰 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투자금액 이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최근 대중 투자가 급증하면서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한국기업의 1일 대 중국 투자건수는 지난 99년 4건(투자액 350만 달러)에서 올해는 12건(1260만 달러)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업경영 환경개선에 앞장서고 기업들은 기술력 향상과 중국 내수시장 진출확대 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