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은 제게 잊지 못할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제껏 가장 보람있었던 한해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2003년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숙명여대 원격대학원 원격교육공학과 사이버교육과정 주임교수인 유평준 교수(35)에게 올해는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지난 2000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숙명여대에 부임, 1년여 준비 끝에 국내 최초로 정규 석사학위 과정인 온라인 원격교육공학과를 개설한 유 교수는 드디어 지난 8월 첫번째 졸업생을 배출했다.
유 교수는 “논문 심사를 엄격하게 해 졸업생들의 마음고생이 보통이 아니었다”며 “첫번째 졸업생이라 각별하게 신경쓰고 욕심을 내다보디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졸업 예정자들의 막바지 논문 작업이 한창인 지난 7월, 결혼 10년만에 딸 쌍둥이 첫 출산을 한 유 교수는 산후조리를 하는 와중에도 전화를 통해 논문 작성을 지도할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
지난 3년간 주임교수로서 유 교수가 숨겨온 남모를 고민과 열정이 한꺼번에 드러나는 대목이다.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실력을 갖춘 졸업생을 배출했다”는 그는 “원격교육공학과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불식시키고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였했다.
사이버교육 관련 세미나·콘퍼런스는 물론이고 각종 저술활동 및 심사위원 등 왕성한 대외 활동으로 분주하지만 유 교수는 최고의 강의를 제공하기 위한 전문가를 강사로 영입하는 일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20대부터 올해 정년 퇴직을 앞둔 60대 대학교수까지 다양한 이력을 지닌 제자들이 보다 나은 강의를 맛볼 수 있도록 유 교수는 서점에서 관련 분야 서적을 검색, 저자들을 대상으로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학교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게 교육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유 교수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매주 월요일 밤 11시에 학생들과 온라인을 통해 야간 토론회를 연다.
유 교수는 “강의 관련 질문은 물론 제자들이 전직과 결혼 등에 대한 고민까지 털어놔 토론회가 새벽까지 이어지기 일쑤”라고 말했다.
강의는 물론 강사 초빙과 제자들의 개인적인 상담까지 받아줘야할 정도로 1인 다역을 하고 있지만 한번 시작한 일은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는 유 교수는 제자들에게 더 높은 이상과 더 큰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오늘도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그의 새로운 다짐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