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의 모든 분위기는 제손으로 만들어요. 진행자들의 멘트에서부터 무대 구성까지 제가 만들어내는 분위기예요.”
방송 프로그램 구성작가는 할일이 무척이나 많은 직업이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프로그램 기획단계에서부터 출연진 섭외, 이야기 구성, 무대 구성 등 그들의 손을 거치지 않고 이뤄지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 특히 게임 프로그램을 맡은 작가는 덤으로 해당 게임을 직접 해봐야 한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고서는 너무나 힘든 작업이다.
하지만 MBC게임의 ‘해브 어 굿타임’ ‘닝닝엠겜독존’ ‘후아유’ 등의 프로그램을 맡아 꾸려가는 구성작가 성수애씨(25)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부터 챙겨야하는 모든 일들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그녀의 고교 동창생인 한 동료는 그녀를 타고난 게임방송 프로그램 구성작가라고 추켜세운다. 고등학교 때 방송반 활동을 했기 때문에 방송일을 잘 알고 있는 데다 교내 논술시험에서 항상 1등을 할 정도로 글솜씨가 빼어나고 , 게임을 워낙 좋아해 한때는 PC방에서 살기도 했으니 게임방송 프로그램 구성작가로서의 3박자를 모두 갖춘 셈이라는 설명이다.
“방송 대본은 제가 아무리 잘 썼다고 판단해도 진행자가 어색해 하면 꽝이예요. 진행자가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멘트를 만들려고 노력하죠. 그러면서도 시청자들에게 먹히는 내용을 담아야 하고 여기에 저만의 색깔을 입혀야겠다는 욕심도 있어요.”
그렇지만 방송을 통해 소개해야 하는 게임이 워낙 많다보니 그녀에게는 하루 24시간이 짧기만 하다. 게임을 직접 해보면서 살아있는 대본을 만들어야 하는 데다 진행자의 어투나 말하는 습관, 거북해하는 표현 등을 속속들이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마치 아이를 키우는 엄마처럼 프로그램과 관련한 모든 부분을 직접 챙겨야 하기 때문에 하루 평균 4∼5시간밖에는 자지 못한다.
대본을 쓸 때는 새벽까지 PC방에 틀여박히는 일도 많다. “대본을 쓸 때는 개발사 운영자나 개발자를 무지 괴롭혀요. 가끔은 미리 예고하기는 하지만 새벽에 전화해서 물어보기도 해요. 그래도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서로 수고했다며 웃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래도 그녀는 “워낙 체력이 좋아서 끄떡 없다”며 배시시 웃는다.
“결혼이요? 생각 없어요.”
활달한 성격에 미모까지 갖춘 그녀는 “결혼에는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노처녀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한창의 나이인 그녀는 결혼보다는 일이 더 좋다고 했다. 잠자는 몇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일에 파묻혀 사는 그녀에게 있어 게임과 일은 생활 그 자체였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