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의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은 우리나라가 동북아 정보기술(IT) 허브로 발돋움하는데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번 세계 IT리더인 IBM의 이번 투자 결정은 우리나라 IT산업의 성장잠재력과 가치를 그만큼 인정한 것이어서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됐다.
연내 R&D센터 설립을 선언한 인텔은 물론 설립을 타진하면서 IBM의 행보를 예의 주시해온 HP·선·MS 등 세계 IT 유수기업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 졌기 때문이다.
◇협력내용=정부(한국정보통신연구진흥원)와 IBM은 향후 4년간 각각 절반씩 총 3200만달러를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개발에 투입한다. 언제 어디서나 지능형 정보서비스가 가능한 유비쿼터스 환경의 근간이 되는 텔레매틱스와 임베디드SW 기술을 개발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눈여겨 볼 대목은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IBM 왓슨연구소 핵심 연구진 10명이 국내에 파견돼 그동안 축적해온 IBM의 기술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초대 연구소장인 한국IBM 이호수 기술연구소장은 “한국의 첨단 IT 인프라와 정부의 강력한 지원의지, 미래 시장개척을 위한 탄탄한 협력 등 삼박자가 어우러진 결과”라며 “특히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은 IBM 본사 차원에서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핵심 분야”라고 설명했다.
정통부 양준철 국제협력관은 “앞으로 좋은 기술이 개발되면 IBM의 전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마케팅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소 설립은 다국적 기업과 한국의 윈윈 게임이 시작된 것에 불과하며 우리나라가 세계 IT 흐름의 중심에 서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IBM은 또 이번 R&D 투자 참여를 시작으로 향후 국내 이공계 대학(원) 출신 우수인력을 자사 인턴십 사원으로 채용하는 등 더욱 활발한 인적교류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배경과 의미=이번 IBM의 R&D 센터 유치는 진대제 정통부 장관의 과거 근무경력이 톡톡히 한몫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진 장관은 지난 83년부터 3년간 IBM 왓슨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일한 바 있으며, 덕분에 지난 9월 IBM에서 4명의 펠로우가 방한했을 때도 장관의 설득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IBM의 공동 R&D 투자는 몇가지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동북아 IT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선결과제인 미래 원천기술 개발에 다국적 IT기업의 선진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이다.
이와함께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주도적으로 열겠다는 정부의 신성장동력 육성의지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텔레매틱스·임베디드SW 분야 모두 IT 신성장동력에 꼽히는 유망산업인 데다, 기술개발이 순조로울 경우 IBM과 함께 세계 시장 진출도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 협상 및 전망=정보통신연구진흥원과 IBM의 원칙적인 합의에 이어 이번 공동 R&D 계약은 양측의 입장을 반영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민감한 대목은 공동 R&D로 개발된 기술 소유권(지적재산권) 분담비율.
이에대해 한국IBM 신재철 사장은 “미래 유망시장 발굴을 위해 양측이 적극 협력키로 한 만큼 향후 개발기술에 대한 소유권도 어느 일방에만 유리하도록 계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IBM은 언제나 세계 표준을 중시해왔으므로 한국과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도 이런 점을 적극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통부 양준철 국제협력관도 “구체적인 협의는 밝힐 수 없으나 IBM측에 로열티를 주지는 않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IBM과 정통부는 또 향후 2007년께는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내 IT콤플렉스로 이전, 4년후 계약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지속적인 R&D 협력을 유지하기로 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