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9월 수출은 환율 변동과 태풍 영향 등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작년 동월 대비 23.8%나 증가한 172억2000만 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일평균 수출 금액도 7억9000만 달러로 1∼9월 평균 6억4000만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이같은 수출 급증 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일까,아니면 기조적인 현상일까.
하나증권 곽영훈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수출의 기조변화와 경기회복’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수출급증을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기조적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곽 이코노미스트는 9월의 수출 급증 이유로 △IT품목의 수출 급증 △대중국 수출의 고성장 지속 △대선진국 수출의 회복 등의 요인을 꼽았다.
특히 6월 이후 IT수출이 현저하게 증가하면서 기조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 6.1%까지 하락했던 IT수출 증가율은 6월부터 회복되기 시작, 9월 현재 35.3%까지 높아졌다. 그런데 이는 대중국 수출이 과거처럼 중국의 수출 산업을 전제로 한 소재 품목 위주에서 탈피,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IT품목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다만 우려되는 점은 중국의 수입 증가율이 올초를 정점으로 완만하게 하락하는 추세여서 대중국 수출 성장률이 내년부터는 중국의 수입증가율에 수렴되면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IT부문의 대선진국 수출이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도 수출 호조세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곽 이코노미스트는 IT부문의 경기 탄력성이 상대적으로 비IT 부문보다도 크고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상대적으로 IT수요를 더 자극하기 때문에 4분기 이후 선진국에 대한 IT수출은 더욱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또 하나 긍정적인 요소는 수출 품목이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무선통신기기와 자동차 등 일부 품목만 수출 호조세였고 반도체· 석유화학·철강·비IT제품은 감소세였던 데 반해 하반기부터는 반도체·자동차·무선통신기기·컴퓨터·철강·영상기기 등으로 품목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수출 경기의 기조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소비 부문에까지 호조세가 확산될지는 불투명하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