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를 통해 제공되는 중소기업용 ERP모델도 외산 바람이 거세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토종모델 개발 및 보급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ASP기반 ERP서비스는 특히 대기업·중견기업용 일반 ERP시장을 오라클·SAP 등 외산제품이 과점해온 상황에서도 가장 적절한 중소기업 정보화 기간시스템으로 부상하면서 그나마 토종업체가 선전해왔던 분야. 그러나 최근들어 ASP용 ERP 수요를 대부분 오라클 등 외산 제품이 차지하면서 ASP업계의 텃밭인 중소기업 시장마저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황=국내 ASP시장은 지난 2년여간의 침체기를 딛고 관련 초고속망 확대보급 등 인프라환경이 크게 개선되면서 다시 개화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시장규모는 이미 1000억원을 돌파했고 오는 2005년에는 약 3700억원대가 예상되고 있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별 서비스 가운데 ERP 도입의사(35.6%)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현재 ASP시장에서 선전하는 국산 ERP는 삼성SDS의 ‘유니ERP’, 코인텍의 ‘이글ERP’ 등 수개 제품에 불과하다. 고객회사도 30개사를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면 최근 손익분기점을 넘긴 ASP전문업체 넥서브의 경우 현재 17개의 오라클제품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고 SAP와 컴퓨터어소시에이트(CA)의 제품도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의 지사 등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해가고 있다. 더욱이 내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닷넷’전략을 앞세워 ERP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토종 업체들을 더욱 긴장케 하고 있다.
◇배경=ASP시장에서 토종 업체가 고전하는 원인으로 업계는 크게 ‘솔루션의 질’과 ‘저가 패키지 공급’ 등 두 가지를 꼽고 있다. 기업이 일반적인 ERP 모듈을 제대로 갖추고 쓸 경우 여전히 토종 솔루션의 성능이 외산에 못미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지원한 각종 중기 정보화 지원사업에 참여한 공급업체들이 저가 물량공세에 나서 결국 솔루션 가격과 품질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외산 제품은 가격 공세전에서 빠져 중소·중견기업시장을 관망하다 브랜드 인지도와 품질을 무기로 토종 업체의 서비스가 충족시키지 못한 고객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넓혀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토종 성공사례 발굴과 품질제고=ASP는 수요자 측면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효과적인 정보화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공급자 측면에서 양질의 소프트웨어를 검증 및 확산하는 계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 ASP가 웹기반 서비스라는 점에서 솔루션 서비스의 진입이 쉬운 만큼 부실한 솔루션 퇴출도 쉬운 셈이다. 따라서 ASP를 통해 시장검증에 성공한 기업과 서비스를 적극 발굴해 시장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외산 솔루션과 경쟁에서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는 “외산 솔루션,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ASP시장 진입이 가시화된다면 국산 솔루션과 서비스 업계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이제는 토종업체들 스스로도 서로 기술과 자금, 인력을 결합해 실질적인 품질제고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