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영등위 규탄 `공동전선`

40여 업체 `온라인게임 등급제 개선` 성명서

 게임업체들이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게임산업연합회 임동근 회장을 비롯, 40여 온라인게임 서비스업체 CEO들은 30일 역삼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모임을 갖고 ‘온라인게임 등급분류제도 개선을 위한 성명서’를 냈다.

 업체간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 때문에 ‘오합지졸’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게임업체들이 공식 모임을 갖고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이번 단체행동은 영등위에 대한 업계 불신이 극한 수준에까지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던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영등위를 비난하는 글을 자사 홈페이지에 띄우고 준비 모임에도 참석했으나 영등위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결국 최종 모임에는 빠져 업계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 게임업체의 주장=게임업체들은 영등위에 대한 업계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며 특히 온라인게임 등급분류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게임업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일방적으로 결정한 심의기준 변경 철회 △소위원회 개개인의 자의적 기준에 등급 결과가 좌우되지 않도록 예측가능한 심의기준 설정 △등급분류 과정 공개 및 이의제기 절차 확대 △소위원회 구성 편중성 시정과 투명한 소위원회 위원 인선 과정 보장 △ 등급보류 및 이용불가제도에 대한 과도한 규제 및 심의관할권 중복문제 해결 △민간자율등급제의 조속한 도입 추진 등을 요구했다.

 ◇ 왜 공동대응에 나섰나=무엇보다 영등위와 게임업체의 불신의 골이 너무 깊다. 성명서 취지에 따르면 영등위는 온라인게임 사전등급분류제도 도입이 1년여 경과한 지금에도 등급보류, 이용불가제도 위헌 여지가 있는 등급 판정이 계속되는 데다 온라인게임 내용 규제 제도 및 현안들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영등위 온라인게임분과 소위원회 개편 이후 등급 분류 기준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을 남발하는가 하면 현행 심의기준상 대상이 아니었던 캐릭터, 아이템, 그래픽 등의 변경에 대해서도 심의 대상으로 삼는 등 사실상의 사후 심의까지 강요하는 월권행위라는 것.

 이에 대해 게임업체들은 지난 8월 소위원회 개편 이후 연합회 차원에서 영등위와 2차례 간담회를 가졌으며 영등위는 당시 업계 추가적인 의견 수렴 및 공청회를 통해 공개적으로 협의할 방침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심의 강화를 골자로 하는 내용의 공문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향후 파장=한국게임산업연합회는 게임업체들의 공동성명서 발표라는 카드를 통해 영등위의 불합리성을 이슈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이후 온라인게임에 대한 초강도 규제방안을 차례로 내놓았던 영등위의 심의방침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게임산업연합회는 사건의 경과를 지켜보면서 시민단체, 학계 등을 중심으로 전문가 그룹을 형성해 온라인게임 심의제도 개선방향을 공론화하는 한편, 업계들을 대상으로 게임심의제 만족도 조사도 대대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문화관광부는 도정부차원에서 영등위 관련법의 개선방향을 모색하는 등 게임부문에 관해 영등위의 위상과 역할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파동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영등위의 문제점에 대해 이미 여러 가지 개선방향을 검토하고 있었으며 특히 조만간 구체화될 문화부 게임과 개설에 맞춰 실무적인 차원의 검토도 진행 중”이라며 “공청회를 통해 영등위 개선방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